[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콜 몰아주기요? 공공연한 비밀이죠. 카카오T를 이용하는 일반택시들이 블루보다 고객에게 더 가까이 있어도 배차를 안 해준다니까요.”
콜택시 서비스 카카오T 앱을 이용하는 한 택시기사가 터뜨린 불만이다. 일선 택시기사들을 필두로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에 콜 몰아주기를 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는 카카오의 자회사 KM시스템즈가 법인택시나 택시운송조합과 계약을 맺고 ‘목적지 없는 자동배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택시회사들과 카카오가 계약을 맺고 콜을 주며 기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가맹기간 5년간 총 운행매출의 20%를 수수료로 받는 방식이다. 가맹기간은 5년이고 3개월마다 제휴 계약을 갱신한다.
카카오와 계약을 맺은 택시회사는 사납제 대신 택시기사 한 명당 기준금(약 460~530만원)을 넘어서면 기사에 약 210만원~260만원을 월급으로 지급한다. 최근 카카오T블루는 서울, 대구, 경기지역과 광주, 대전, 의정부 등 전국 25개 지역에서 1만3000여대를 운행하고 있다.
일반택시들은 무료앱인 카카오T로 일반호출이나 콜비 500원 가량을 받는 스마트호출을 받는다. 카카오T블루와 달리 목적지가 뜨기 때문에 맞지 않는 콜은 거절할 수 있다. 일반기사들은 일반적으로 배회영업과 함께 카카오T 호출을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현장 택시기사들이 카카오T 호출 감소를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와 맞물린 카카오T블루 출범 이후 체감상 콜수가 줄었다는 것이다. 특히 수입이 좋은 장거리의 경우 고객과 거리가 가까워도 카카오T블루에 우선 배차된다고 토로한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스마트호출의 경우 인공지능(AI)로 배차성공확률이 높은 택시를 우선적으로 호출하는 방식”이라며 “거리뿐만 아니라 기사님이 자주 가는 장소나 이전 승객의 기사평가 이력 등 기사님들별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락할 확률이 높은 기사님께 콜을 주며, 인위적인 배차는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예컨대 콜을 수락하지 않고 거절하는 비율이나 교통상황을 고려해 더 빨리 올 수 있는 택시로 배차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배회영업을 하지 않고 목적지 구분 없이 카카오T 호출만 받는 경우 카카오T블루보다 더 높은 콜 수락율을 보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이는 콜을 골라받는 경우 콜 거절율(배차수락율)이 적용돼 목적지를 구별하지 않고 콜을 받는 카카오T블루보다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9월 도 차원에서 카카오T블루가 진출한 7개 지역과 비운행 5개 지역을 대상으로 개인택시기사들이 제공한 콜 수락 데이터를 모아 카카오T블루 서비스 전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카카오T택시 호출이 평균 29.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에 대해 “해당 지역에서 개인택시 기사가 카카오T로 받는 콜은 평균 42%늘었다”고 데이터를 통해 반박했다. 또 “실태조사에 사용된 데이터는 실제 콜 수가 아니라 수락한 콜 수이며, 조사 대상 개인택시도 115명으로 표본 수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콜 몰아주기 논쟁은 공정거래위원회로 넘어간 모양새다. 현재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단체는 ‘콜 몰아주기’에 대해 공정위에 “공정거래법 제23조에 해당하는 공정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인지 판단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공정위는 콜 몰아주기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온라인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에 대한 법률 제정안을 지난 11월 9일까지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지역별로 도입된 카카오T블루 택시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반감도 여전하다. 새로운 지역에 진출할 경우 기존 택시기사들이 카카오T를 거부하는 집단행동에도 나섰다.
실제 광주광역시의 광주택시운송조합은 지난 5월 카카오T블루 가맹계약을 맺은 20여개 택시업체를 조합에서 제명하고 카카오T 대신 자체 개발 호출앱인 리본택시로 콜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구광역시도 카카오T블루 첫 진출 발대식에 택시노조가 반대 시위를 열어 행사가 취소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택시 플랫폼사업에서 독점적으로 지위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불만이 더 커져가는 것”이라며 “마카롱이나 T맵, 티머니온다, 타다도 가맹택시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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