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 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금리인상 여파에 서울 외곽지역은 집값 하락이 이어졌고 똘똘한 한채 선호도가 커지면서 강남·용산 등은 신고가 경신이 잇따랐다.
12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3% 올랐다. 지난달 23일 0.05%를 기록한 후 0.04%, 0.03% 등 매주 상승폭이 조금씩 낮아졌다.
자치구별로 보면 25개 자치구 중 서대문구(-0.06)와 노원구(-0.04%)만 하락했다. 서대문구는 2주 연속, 노원구는 5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반면 강남인 서초구(0.2%)와 대통령집무실이 있는 용산구(0.2%)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
노원구에선 1억원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 중계학군 대장 아파트인 중계동 청구3차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1년 새 7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중계동 롯데우성 아파트 전용 115㎡는 올 3월 13억4000만원(3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거래가(15억2000만원, 11층)보다 1억8000만원이 낮은 금액이다.
노원구의 아파트값 하락은 가파른 금리인상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출로 집을 살 수 있는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에 상대적으로 더 예민하다.
반면 강남권에선 ‘신고가’ 행렬이 이어졌다. 윤석열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공약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에 대한 호재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최고가 거래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대선이 진행된 올 3월9일부터 지난 9일까지 서울에서 매매·신고된 아파트는 4176가구다. 자치구별로 서초구(67.1%)에서 신고가 비율이 가장 높았고 △강남구 58.3% △용산구 59.4% △종로구 59.0% 순이었다. 성북구(29.4%)와 노원구(31.2%), 송파구(33.3%) 등은 신고가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2년 사이 집값이 크게 오른 지역들의 주택 가격이 조정받고 있다”며 “대출금리가 대출규제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을 비롯한 일부 고가시장은 대출이 안나오는 시장이어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