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금융업계가 몸을 더 사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저신용 서민 취약차주들의 자금조달이 여전히 어려울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같은 취약차주들을 위한 서민금융상품들을 개편해 원활한 자금공급을 진행하고자 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민금융진흥원은 올해 말까지 햇살론 한도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햇살론은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저신용자·취약차주를 위한 정책금융상품들을 말한다.
한도 확대에 따라 지난해 한시적으로 확대된 △근로자햇살론(1500만원→2000만원) △햇살론15(1400만원→2000만원) △햇살론뱅크(2000만원→2500만원) 등이 연말까지 적용된다.
다만 햇살론 상품들의 금리는 종전 대비 1.0%p 인상된다. 최근 기준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조달금리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서금원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정책서민금융을 적극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면서, 서민·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금원은 햇살론 상품들의 대출금리 인상분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근로자햇살론(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신용점수 하위 20%이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의 경우 연 10.5%인 대출금리 상한이 올해 연 11.5%로 1.0%p 인상된다. 이 중 서금원은 이자 인상분의 60%를 부담하기로 했다. 대출을 보증하는 명목으로 부과하는 보증료율을 최대 0.6%p(연 11.5% 금리 적용 시) 인하하는 식이다. 채무자의 이자 인상 부담은 0.4%p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햇살론15(신용점수 하위 20%)와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신용점수 하위 10%)도 대출금리가 1.0%p 인상된다. 단, 서금원이 보증료율을 1.0%p 낮춰줘 대출금리 인상분 전부를 부담하기로 했다. 실제 대출을 이용하는 저신용 차주들이 이자부담이 생기지 않는 셈이다. 서금원은 “근로자햇살론에 비해 더 취약한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인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보증료율 인하는 금융사와의 세부 협의를 거친 뒤 1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그간 서민 정책금융상품이 없던 보험업권에서도 햇살론을 찾아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 경우 내년 초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햇살론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들도 출시를 검토 중이며 중소형 손보사들도 조만간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와 저축은행들이 정책금융상품 판매를 중단하자 당국에서 보험사에 (햇살론을) 구두로 출시를 권유한 것으로 안다”며 “대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햇살론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