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의석수 축소’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에 대해 총선을 위한 인기영합주의라고 비판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의원 정수 축소를 주장하고 나섰다. 전날 그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당 대표 초청 편집인 토론에서 의석수 축소 10%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의원 숫자가 10% 줄어도 국회는 잘 돌아간다.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 같은 의석수 축소는 지난 15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지속적으로 강조됐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이 원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아직 당내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으로 채택되지 못했고 야과 협상을 해야 하는 등 난관이 남아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가 끝나고 기자들을 만나 “정개특위에서 선거법 관련 협상이 있을 것”이라며 “그때 논의하면서 양당 입장을 조정하면 되는 걸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총회를 열어 당내 의견을 모으겠다”며 “오늘은 시간적 제약이 있어서 불체포특권 포기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고 전했다.
당내에선 아직 공론화되지 않았지만 비례 의석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 여론 지지가 높고 아직 당내에서 공론화되지 않았지만 대화를 나눠보면 공감을 갖는 의원들이 많다”며 “개인적으로 비례를 축소하거나 없애는 식으로 전체 의석을 줄여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당내에선 의석수 축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전문가 등은 제대로 된 비례대표 확대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모두 동의했다”며 “근데 국민들 이야기를 듣고 나서 갑자기 그렇게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구를 줄일지, 비례를 줄일지도 방안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며 “(의원들이) 질문을 하지 않는 이유는 진지한 제안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국민의힘의 의석수 축소 주장에 대해 총선을 의식한 발언인 거 같다고 관측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에 “총선을 의식한 인기영합주의라고 보면 된다”며 “OECD 평균 국회의원 수는 1인당 약 7만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7만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연히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며 “그러나 이렇게 하는 이유는 국민들이 정치적 혐오가 많으니까 거기에 부응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