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화의 티타임에 초대] 비
학창시절의 어느 비 오던 날, 새로 같은 반이 된 친구에게 우산을 빌려주었다. 나에게 또 다른 우산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우연히 한 우산을 쓰고 교문을 나서다 정류장에 왔을 때 어디선가 들은 그 친구 얘기가 생각났다. 그 애는 어머니가 안 계시고 불우한 환경에서 어렵게 학교를 다녔다. 내가 탈 버스가 도착했을 때, 난 친구에게 우산을 들려주었다. 그 시절, 나는 비를 좋아하고 주룩주룩 내리는 비에 온 몸을 적시는 것도 좋아하였다. 게다가 마음만 먹으면 동네 정류장 앞 약국으로 뛰어들어 엄마에게 우산을 가지고 나오... [최문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