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포스코가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냈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 주요 경영지표들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것이다. 올해 경영계획은 보수적으로 짰다. 이같은 성장을 이끌어낸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사의를 밝혔다. 우울한 '잔치'가 된 셈이다.
포스코는 15일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실적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매출액 30조6420억원, 영업이익 6조5400억원, 순이익 4조44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7년 대비 각각 38.0%, 51.8%, 20.9% 증가한 것으로 모두 사상 최대치다. 조강생산량은 전년보다 6.4% 증가한 3314만t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됐던 지난해 4분기의 경우 매출은 8조3050억원, 영업이익은 1조3970억원, 순이익 72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8%, 59.6%, 1.1% 증가했지만 3분기에 비해서는 각각 5.8%, 29.6%, 40.9%가 줄었다. 포스코는 경영 성과가 양호함에 따라 지난해 6월 중간 배당한 2500원을 포함해 주당 1만원을 배당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할 예정이다.
올해 경영 계획은 경제 위기를 감안해 보수적으로 짰다. 조강생산 목표는 지난해보다 3∼12% 감소한 2900만∼3200만t, 매출 목표액은 2∼12% 줄어든 27조∼30조원으로 세웠다. 원가 절감을 위해 원료배합 단가를 낮추고 용광로에서 나오는 철 성분을 함유한 먼지 등 부산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포스코는 최대 1조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철소 및 철강 공장의 신규 건설과 철강 및 원료회사 입수합병 등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위기를 투자로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 멕시코 자동차강판 공장, 베트남 냉연공장, 미국 API 강관 공장을 올해 준공하고 중국, 태국, 인도 등에 7개의 가공센터도 신설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실적발표에 앞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 "CEO는 임기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며 회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정부 외압에 의해 물러나는 게 아니라 후진을 위한 용퇴라고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외압에 의한 퇴진으로 받아들인다. 이사회는 이 회장의 사퇴를 받아들였다. CEO추천위원회도 이날 첫 모임을 가지고 추후 회장의 선임 기준 등을 논의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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