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한상률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에 따른 교체설로 국장급 인사와 세무서장급 간부들에 대한 인사가 ‘올스톱’돼 업무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15일과 16일 각 지역 세무서장의 명예퇴임이 예정대로 진행됨에 따라 당장 업무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법적으로 세입징수관인 세무서장 외엔 세금징수 고지를 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무서장 공백 안된다”=15일 오전 이현동 서울지방국세청장과 서울지방국세청 국장들은 일선 세무서장들의 명예 퇴임식에 참여했다. 16일까지 명예퇴직하는 세무서장은 20여명. 당장 다음 주부턴 20여곳에서 세무서장 공백이 생기게 됐고, 특히 지난해 말 명예퇴임식을 치른 세무서의 경우엔 벌써 보름여 동안 세무서장 없이 업무를 보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연초는 부가가치세 확정신고와 함께 종합부동산세 환급, 연말정산 등 국세청 현안 업무가 집중된 기간이고 최근 경제 위기로 세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세무서장 자리를 비워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우려했다.
◇실국별 업무계획 논의도 연기될 듯=지난 14일로 예정됐던 국장 직무대리들의 직위승진을 위한 행정안전부의 승진심사가 보류됐다. 한 청장이 일본에서 귀국한 이후 진행될 예정이던 과장급 전보인사 작업도 멈춰졌다. 현재로선 국장급과 과장급 후속인사는 한 청장의 거취가 결정된 이후에나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서는 상당 기간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세청은 국장·과장급 인사를 마무리한 뒤 오는 21일쯤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한 청장의 거취가 불투명한데다 후속 인사 시기도 불분명해지면서 일정을
잡지못하고 있다.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는 국세청의 연간 세정 운용계획을 밝히는 자리로 일선 세무서장과 해외파견자까지 모두 참석해 법인납세국, 개인납세국, 조사국 등 각 실국별 연간 업무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다.
만약 한 청장이 사임하고 새 청장이 임명될 경우엔 업무보고를 다시 해야할 상황이어서 세무관서장 회의도 새 청장 취임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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