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16일 “개각을 하려면 다음주안에 빨리 하든지, 2월은 피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월에는 미디어 관련법 등 핵심 쟁점법안들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가 심화될 것”이라며 “개각을 하려면 빨리 해서 2월 초에 인사청문회가 끝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고, 그렇지 않다면 2월을 넘겨 3월 정도에 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에 직접 의견을 말한 것은 아니며, 정무쪽에 이런 사정이 있음을 감안해달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과거 국회 경험상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면 다른 법안들은 모두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7월 한승수 총리 교체론을 반대했던 경험도 소개했다. 여권 내부에서 한 총리 교체설이 나왔으나, ‘총리 인준을 하기 위해서는 야당에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로 교체론에 반대했다는 것이다.

개각 시기에 대한 여당 원내대표의 공개 입장 표명이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구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3월 개각설’에 부정적인 여론이 많다. “취임 1주년을 넘기면 너무 늦지 않느냐”는 반응이 다수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국회 폭력방지 특별법을 일부 수정해 2월 중에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정한 내용을 보면 형량이 낮아졌다. 한나라당이 당초 마련했던 초안에는 국회에서 폭력을 행사한 사람에게 1∼3년 이상의 징역형을 부과하도록 돼있었다. 이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다소 완화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형량이 너무 높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신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는 의원은 의원직을 자동상실토록 한 규정을 바꿔,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된 국회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토록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