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김강우 “외로운 수영연습…순간순간 우울증 오기도”

‘마린보이’ 김강우 “외로운 수영연습…순간순간 우울증 오기도”

기사승인 2009-01-20 19:49:01

[쿠키 연예] “수컷 냄새가 물씬 났으면 좋겠다”는 김강우의 바람이 영화 ‘마린보이’에서 이뤄졌다.

김강우는 지난 2007년 2월, 영화 ‘가면’의 촬영현장에서 만났을 때 남성미 발산을 희망했다. ‘가면’이 크케 흥행하지 못해 그의 야성미는 많은 관객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게다가 후속작으로 ‘식객’의 모범생 성찬 역을 연기, 반듯한 이미지가 지속됐다.

20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마린보이’의 첫 장면은 김강우의 유려한 수영 장면이다. 그는 흡사 전문 다이버처럼 ‘아름답게’ 바닷속을 노닌다. 놀라운 것은 김강우가 영화 촬영 전까지는 수영을 하지 못했다는 것. 수영강사이자 바다로 마약을 운반하는 ‘마린보이’ 역을 맡게 된 그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3개월 간 피나는 노력을 쏟아부었다.

“연습할 때는 아무 생각도 하면 안 됐어요. 자기와의 싸움이었죠. 똑같은 공간을 보며 연습을 반복하자면 정말 지루해요. 수영을 못했기에 더욱 지루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머릿속을 비우고 바보가 돼야 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정말 정해진 스케줄대로 3개월을 하루 같이 할당된 훈련량을 소화했습니다.”

김강우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도 ‘이래서야 정말 그림이 제대로 나올 수 있을까’ 걱정했다면서 “부족한 모습이지만 관객 여러분의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우려와 달리 김강우의 바닷속 연기는 깔끔하고 인상적이다.

그는 홀로 수행하는 수영 연습과 바닷속 연기의 어려움을 ‘외로움’으로 표현했다. 생사가 오가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음도 전했다. “정말 외로웠어요. 연습도 혼자, 연기도 혼자 해야 하니까요. 또 물속에 들어가면 시간 가는 줄을 몰라요,
예정했던 시간보다 2∼3배를 초과하도록 바다에 있기도 했어요. 물속에 있으면 질소가 쌓이는데, 시간이 지나면 스태프가 얼른 물속에서 빼내 산소호흡기로 질소를 빼내주시곤 했어요.”

그가 그토록 희망하던 수컷 냄새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영화 포스터에서도 드러나지만 김강우의 남성미는 먼저 잘 다져진 근육을 통해서 발산된다. 또 ‘착한 남자’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한껏 자유롭게 풀어진 그의 모습은 야성적으로 비친다. 육체 만들기야 스스로의 노력이 전부겠지만,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자유는 본인의 연기적 의도에 현장을 즐겁게 풀어준 선배 연기자들의 도움도 보태졌다. 김강우는 특히 자신의 노력은 감추고, 조재현 이원종 엄효섭 오광록 등 많은 선배들의 도움을 강조했다.

“‘마린보이’ 찍으면서 엄마께 ‘저는 운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씀드렸어요. 좋은 선배들의 많은 배려가 외로운 수영 연기로 순간 순간 우울증이 오기도 했던 제게 큰 힘이 됐거든요. 혼자 연습하고 수중 촬영을 하다가도, 함께 모이는 현장에 오면 선배들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어요. 말씀 드리지 않아도 제 속을 아시고 풀어주려 일부러 그러셨던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영화에도 그런 선배님들의 배려가 잘 묻어나 저로서는 묻어가는 현장이었습니다.”

“멋지고 매끈한 수영선수의 뒤태를 조금이라도 따라가고 싶었다”는 김강우를 확인하고 싶다면 내달 5일 극장으로 달려가자. 상업적 재미와 윤종석 감독의 자존심을 건 완성도가 어우러진 연출, 무거움은 빼고 섹시하게 변모한 느와르적 영상미, 조재현 이원종 엄효섭 오광록의 탄탄한 연기, 영화 곳곳에서 육감적 몸매를 드러내는 박시연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홍종선 기자
dunasta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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