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여야가 용산 참사 해법을 놓고 격렬히 대립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의 수세 국면에서 벗어나 반격 모드로 전환중이다. 밀리기만 해서는 설 민심이 수습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갔다. 설 이후까지 ‘용산 정국’을 이어가겠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용산 참사 사태가 수습국면으로 가고 있다”며 도시 빈민 생활 대책 등 후속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홍 원내대표는 야당의 공세를 겨냥해 “억울한 죽음을 정치공세의 장으로 삼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에 대한 비판의 강도도 높였다. 임태희 정책위의장, 윤상현 대변인 등이 모두 나서 “전철연이야말로 과격시위의 배후”라고 공격했다.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조기 퇴진 논란은 청와대 기류를 감안해 일단 수면밑으로 잠복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역으로 대거 출동해 귀성객들에게 명절 인사를 했다.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 정몽준·허태열 최고위원 등이 서울역을 찾았다. 박 대표는 “경제 사정이 어렵지만 어려움을 헤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은 한나라당밖에 없다는 것을 연휴 기간 적극 알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서울역사내 회의실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정세균 대표는 용산 참사에 대한 특검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 대표는 “검찰이 엄정하게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의 믿음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는다면 특검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청와대는 청와대 민정 라인과 김 청장의 통화기록, 업무지시 내용 등을 밝혀야 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이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어 서울역 개찰구와 플랫폼에서 ‘MB 악법, 민주당이 앞장서 막아내겠다’는 내용의 정책홍보물을 귀성객에게 나눠주며 홍보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다음달 1일 서울에서 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MB 악법 저지 및 용산 살인진압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당직자들과 함께 강남 고속버스터미널로 나가 귀성객에게 인사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한남동 순천향대병원내 용산사고 사망자 분향소를 방문한데 이어 사고 현장 인근에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엄기영 기자
dy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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