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미디어 관련법이 대통령의 중점 요청 사안인 만큼 2월 국회 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박희태 대표는 2일 최고위원회의와 라디오방송 등을 통해 “미디어 관련법은 수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경제살리기 법안”이라며 “임시국회에서 경제살리기 입법은 꼭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신문·방송 겸영 법안이 의회에서 부결될 때까지 2년 동안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쳤다”고 소개한 뒤 미디어 관련법 합의를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인 ‘언론 공공성과 미디어 산업을 위한 국민회의(가칭)’ 설치를 제안했다.
여야의 입장이 지난 연말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다시 격렬한 대치가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여야 모두 내부적인 고민이 깊다. 일단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밀어부치기를 시작할 경우 막을 방법이 별로 없다. 지난 국회처럼 상임위 회의실을 점거농성하거나 물리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따가운 국민여론 때문이다. 한나라당도 부담이 크다. 민주당이 미디어 관련법 상임위 상정 자체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미디어 관련법을 통과시키려면 민주당을 배제한 채 문방위 단독 상정-법사위 단독 상정-본회의 처리를 하거나, 김형오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는 방법을 써야한다. 모두 다 쉽지 않다. 민주당 중진의원은 “우리를 짓밟고 넘어가려면 그렇게 하라고 해라”고 말했다.
문방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미디어 관련법을 둘러싼 전초전을 벌였다. 민주당 장세환 의원 등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설 연휴 때 배포한 미디어 관련법 등 정부홍보책자를 거론하며 “정부가 확정되지도 않은 한나라당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은 미디어 관련법이 방송 장악이라는 매도를 중단하고 대안을 내놓고 토론하자”고 맞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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