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부모가 이혼한 뒤에도 입양 자녀와의 친생자 관계를 끝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의정부지법 가사1단독 오원찬 판사는 A씨(33·여)가 가족관계등록부에 아들로 등재된 B군(12)이 자신이 낳은 아들이 아니라고 낸 친생자관계 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버려진 아이를 입양할 뜻으로 자신이 낳은 것으로 출생신고 했다면 B군이 일정한 나이가 돼 스스로 파양 신청을 통해 양친자 관계를 끝낼수 있을 때까지 법률상 친생자관계는 계속 유지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버려진 아이를 키우기 위해 출생신고를 했다가 나중에 사정이 바뀌었다고 해서 법률상 친자관계가 없음을 인정하게 되면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는 더 위태롭게 된다”며 “아이를 입양했다면 이것은 가슴으로 낳은 것과 같은데, 이혼했다고 배 아파 낳은 자식을 버릴 수 없듯이 입양한 자녀도 버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1998년 시어머니가 집 앞에서 발견했다며 데려온 아이를 자신이 낳은 것으로 출생신고를 하고 키워오다 2000년 협의이혼했는데도 가족관계등록부에 자신이 B군의 어머니로 등재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말소해 달라며 소송을 냈다. 의정부=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