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경제난으로 생활경제사범에 대한 단속 및 처벌을 자제하겠다는 정부기조와는 달리 경기지방경찰청이 검문검색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나서 때 아닌 검문을 하루에도 수차례씩 받는 시민들의 불평이 잇따르고 있다.
12일 경기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기청은 지난 10일 일선 경찰서에 “실적을 기준으로 상위 20%는 희망하는 부서에 배치하고 실적이 낮은 하위 30%는 타부서 전출을 우선시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일선 경찰서들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대낮 음주단속, 안전벨트단속 등을 위한 검문소를 늘리는가 하면 야간 검문검색 시간을 늘려 운영하는 등 검문검색을 확대 시행하고 나섰다.
수원서부경찰서의 경우 기존 주·야간으로 8∼9개의 목검문소를 운영했으나 공문발송 이후 11개로 늘렸으며 관공서·공원·주택밀집지역 등 취약검문지역에서 검문 및 음주단속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또 당초 전일 오후 10시부터 익일 새벽 2시까지로 돼 있던 야간 검문 시간도 2시간 연장해 새벽 4시까지로 늘렸다.
이와 함께 수원중부경찰서와 성남분당경찰서 역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실적향상을 위해 오토바이 헬멧착용, 안전벨트, 신호위반, 음주단속 등에 집중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처럼 경찰들이 밤낮없이 불심검문과 음주 및 안전벨트 단속을 집중적으로 벌이면서 시민들은 물론 일선 경찰들조차 격무를 토로하고 있다.
회사원 최모씨(35)는 “수원 회사에서 부천 집까지 가는 동안 무려 4번의 검문검색과 음주단속을 받았다”면서 “경찰이 범죄예방 등의 업무보다는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것 같아 아쉽다”며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풀죽어 있는 서민들을 더욱 짜증스럽게 한다”고 불평했다.
경기청 한 직원은 “청장 교체로 인해 직원 사기가 저하된 상황에서 직원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위화감만 조성하는 꼴”이라며 “경력과 경험을 무시하는 능력평가로 팀워크 실종은 물론 경찰의 이미지만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경기일보 임명수 박수철기자 scp@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