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20원대로 올라섰다.
16일 원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23.30원이나 급등한 1427.5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12월9일(1447.5원)이후 두달여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와 동유럽 통화 폭락,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신청 검토 소식 등이 악재로 인식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환율안정의 전가의 보도로 내세운 통화 스와프 효과가 좀처럼 장기화하지 못하고 있어 당국을 당혹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이후 스와프 소식이 나오면 잠시 환율 안정세를 기록하다가 다시 상승세로 접어드는 국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스와프 재료가 반짝효과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환율은 지난해 10월30일 한·미 스와프 체결로 전날보다 무려 177원이나 떨어진 1250원을 기록한 이후 11월5일(1266.0원)까지 1200원대를 유지했지만 불과 10거래일도 안돼 스와프 체결 전 수준인 1448원대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12월11일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때에도 연말에 1259원대 까지 내려갔지만 새해들어서 1300원대로 순식간에 반등했다. 이달 들어서도 한·미 통화스와프 연장 조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5일간 환율은 무려 46.5원이나 뛰었다.
지난달 까지만 해도 환율불안이 있겠지만 국제공조에 따른 금융시장 상황이 호조되면서 지난해와 같은 상승일변도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지만 최근에는 비관적 전망이 다시 늘고 있다.
특히 올들어 수출 급락세가 워낙 강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은 한국경제 펀더멘틀에 대한 회의로 이어지면서 환율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금융분야의 대외 악재도 여전하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선임연구원은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고 각국의 금융보호주의가 우리 은행의 자본조달에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으면서 외환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며 “스와프 협정은 환율안정의 필요조건이긴 해도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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