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추기경 가신 길에도 ‘악플러’ 준동… 한심한 진보·보수 네티즌

김 추기경 가신 길에도 ‘악플러’ 준동… 한심한 진보·보수 네티즌

기사승인 2009-02-17 13:49:01


[쿠키 사회] 이 시대의 존경받는 어른 가신 길에도 일부 악플은 여전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으로 전국이 애도의 분위기에 젖어있는 가운데 일부 진보·보수 네티즌들이 김 추기경의 삶을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남기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들은 평생 용서와 화해로 일관한 김 추기경의 삶을 관조하기 보다 자신들의 이념적 잣대를 기준으로 김 추기경의 사소한 언행을 매도하기 급급해 천박한 의식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이디 ‘서울대출신고용주’는 17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자유토론방에 ‘수구꼴통들 하나 둘 죽는구나! 개한민국에 희망이’라는 글에서 “작년에 MBC앞에서 군복입고 정신줄 놓던 치매노인들도 조만간 김수환처럼 이 세상과 굿바이할 거고 일제 서울대 출신 친일파넘들도 하나 둘 뒈질 날이 가까이 오니 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라고 비난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이 글에 찬성하는 의견이 11건으로 반대 1건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아이디 ‘허허남’은 한 포털사이트 자유게시판에 “(김 추기경은) 정의구현사제단과 거리를 두고 침묵으로 일관했지, 삼성특검때도 침묵했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했고, 말년에는 독제세력과 군정잔당인 한나라당을 지지했고”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김 추기경이 군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도와주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적 후원자였던 점은 애써 외면했다.

일부 진보네티즌들은 김 추기경의 일본군 전력마저 비난하고 있다. 아이디 ‘akkgang’은 네이버 게시판에 “김수환 추기경이 살아 생전 일본군 장교 전력 전면적으로 까발릴까바 조마 조마 했을지도”라며 비꼬았다. 하지만 김 추기경의 자서전이나 홈피 등에 따르면 김 추기경은 당시 일본군에 의해 학도병으로 끌려갔었다.

보수네티즌들은 상대적으로 진보 네티즌에 비해 비판의 강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김 추기경이 과거 박정희 정부 등에 대해 비판했던 점을 지적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soocheun’은 한 보수언론사이트에서 ‘박정희, 전두환 대통령을 비판한 것은 미래를 내다 볼 줄 모르는 옥의 티이고, 정의구현사제단을 해체하지 못한 것은 큰 과오”라고 지적했다. ‘fnnon’은 “박대통령이 독재자였다는 어두운 부분만 언급한데 대하여 심히 유감스럽다”고 언급했으며 ‘hkim1234’는 “증오와 폭력을 전파하는 정의구현사제단이나 386집단들을 옹호하는 예는 사랑을 전파하고 폭력을 반대하는 주님의 말씀에 어긋나는 적그리소도적인 악한 일들”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측은 김 추기경이 정의구현사제단과 거리를 뒀다고 비판하고 보수는 이들을 옹호했다고 지적하는 희한한 일이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시민 고모씨(38)는 “김 추기경은 좌우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은채 힘있는 자들의 독선을 지적하고 사랑을 베푸신 분”이라며 “자기 의사와 맞지 않는다고 이 시대의 사표와도 같은 추기경의 삶을 폄하하는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천주교 관계자는 “일부에서 김 추기경이 정부에 대한 덕담수준의 말씀조차 비난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면서도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추기경의 선종에 아쉬움과 슬픔을 표하고 있다”며 위안을 삼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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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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