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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대곡시장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시현수씨(42)는 지난해 9월11일 밤 12시, 여느 날처럼 가게를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차에 올라 대곡 5단지와 대곡시장 사이를 빠져나갔다.

하지만 낮에 차를 빌려다 쓴 형이 역방향으로 주차를 해놓았던 탓에 일방통행을 위반해 역주행했다. 그날 따라 차가 앞뒤·양옆 할 것 없이 빡빡하게 세워져 있었다.

핸들을 좌우로 감고 풀기를 대여섯차례 한 후, 일방도로를 빠져나와 큰 도로에 다다랐을 무렵,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차를 도로변에 세우고 친구와 통화를 시작했다. 바로 그때, 검정색 쏘나타가 시장골목으로 진입하면서 시씨의 왼쪽 라이트 부분을 사정없이 들이박았다.

쏘나타에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뒷목을 잡고 내렸다. 이어 같은 또래 3명이 허리와 뒷목을 잡으며 내렸다. 운전을 한 10대가 합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시씨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4명은 이튿날, 병원에 입원한 뒤 합의금을 내놓으라고전화를 걸어왔다. 시씨와 시씨가 가입한 보험사는 결국 800만원을 건네줘야 했다.

다행히도 시씨는 10·20대들의 ‘교통사고 보험사기극’의 마지막 ‘출연자’였다. 달서경찰서 지능1팀(팀장 이장희)은 지난해 11월, 이 사건과 관련한 첩보를 입수했다. 시씨가 당한 자리에서만 6명이 더 당해, 110만∼800만원을 물어줬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달서서는 교통사고 기록과 보험금 수령여부를 낱낱이 조사, 김모씨(21) 등 5명을 경찰서로 불러들였다.

경찰 조사결과 사기단은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7명의 피해자로부터 4천여만원을 챙겼다. 이들은 일방통행시 역방향으로 운행하다 사고를 내면, 통상 역방향 운전자의 과실이라는 점과 인명피해가 있을 때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3조1항 제1호, 형법 268조)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교묘히 이용했다.

피해자 가운데 상당수가 사기행각의 주무대인 도원동과 대곡동 주민이었다. 이웃 어른들을 대상으로 몹쓸 짓을 한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영남일보 심지훈 기자 s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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