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전두환 전 대통령이 18일 오전 김수환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명동성당을 방문, 조문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추기경과 자신의 인연을 소개했지만 “교황과 자신이 같은 축구선수였다”는 엉뚱한 발언도 해 주위를 어리둥절케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행원 20여명을 수행한 채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명동성당을 방문했다. 검은색 양복과 흰색 목도리를 두른 전 전 대통령은 당당한 자세로 빈소를 찾아 약 1분여 조문했다.
전 전 대통령은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여러분이 잘 모르시겠지만 나는 추기경과 오랜 관계가 있었다”고 추억담을 늘어놨다. 전 전 대통령은 “ 1사단장 시절 김 추기경이 지학순 주교와 함께 찾아와 성당을 지어달라고 하셔서 지어드렸다”며 “보안사령관때도 저녁을 대접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추기경이 국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다. 오래 사셔야했는데 애석하다”고 언급했다.
전 전 대통령은 그러나 김 추기경과의 추억을 회고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1984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왔는데 그 사람이 젊은 시절 축구선수였다. 나도 육사시절 축구 선수였다”라고 말했다. 기자들은 뜬금없는 교황과의 인연이 나오자 의아해했지만 전 전대통령은 기자들의 쏟아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채 서둘러 성당을 떠났다.
일부 기자들은 “전 전대통령이 김 추기경을 위한 추모 자리에서 엉뚱한 교황 얘기를 한 것에 대해 황당해 하는 분위기였다”면서 “전직 대통령이 조문 자리에서 할만한 적절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앞서 17일 김영삼 전 대통령은 김 추기경에 대한 조문 자리에서 “김 추기경이 내게 나이는 비록 DJ(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젊지만 먼저 대통령하는 게 낫다고 말했었다”고 언급, 빈축을 사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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