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신임 대한체육회장 당선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신임 대한체육회장 당선

기사승인 2009-02-19 17:42:06

[쿠키 스포츠] 박용성(69) 두산그룹 회장이 신임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다.

박 회장은 19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37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50표 가운데 26표로 과반수를 차지하며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2002년 제34대 체육회장 선거에 이어 두 번째 출마한 박상하(64) 후보는 12표에 그쳤고 이상철 (67) 후보는 5표에 머물렀다. 또 정치인 출신인 유준상(67) 후보는 4표, 장주호(72), 장경우(67) 후보는 각각 1표, 박종오(61) 후보는 무득표에 그쳤다. 그리고 최만립(75)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했다.

박 회장의 임기는 2013년까지이며 규정에 따라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도 겸임하게 돼 4년 동안 대내외적으로 한국 스포츠를 대표하게 된다.

명예를 걸고 맡은 직책= 박 회장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재벌 총수와 체육회장을 겸임하기 어렵다는 공격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그는 기자회견에서 “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은 5년 동안 상공회의소로 출근하고 퇴근도 상공회의소에서 했다. 두산에 일이 있을 때는 잠깐 다녀오는 식으로 처리했다”며 체육회장 겸직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직 재벌 총수이자 중앙대 이사장,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전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가 체육회장에 도전한 것은 ‘명예 회복’ 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2006년 기업비리에 연루돼 13개월 동안 IOC 위원 자격이 정지됐고 그 바람에 IJF 회장과 IOC위원에서도 물러나야 했던 쓰라린 과거를 이번에 씻어내려는 것이다.

그는 “명예를 걸고 맡은 직책인데 소홀히 할 수는 없다”면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체육 발전에 마지막 공헌을 하겠다”고 말했다.

◇치열했던 선거전= 역대 최다인 8명이 출마해 경합을 펼쳤던 이번 선거는 열기 만큼이나 갈등도 깊었다. 정책 대결보다 인물 대결로 흐른 까닭에 상호 비방이 난무하고 해묵은 체육계의 갈등도 재연됐다. 박 회장은 선거 운동 초기부터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며 여타 후보들의 견제에 시달렸다. 특히 기업 비리에 연루된 부분과 정부와 사전 교감설 등이 집중적으로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박 회장은 “경제개발 시대의 잘못된 유산을 일찍 청산하지 못해 부끄럽다”며 과오를 인정했지만 “사건 종결 이후 정부와 IOC에서 사면했기 때문에 과거의 일이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거 이후 체육계 화합에 대해 박 회장은 “선거가 끝났으면 (갈등 상황)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라며 희망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저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을 한 것에 대해 잊지는 않겠다”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체육계 살림 어떻게= 박 회장은 체육회 운영 방안에 대해 “지금 말씀드리면 빌 공(空)자 공약이 된다. 체육회 실정을 파악한 뒤에 설명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기업 경영 마인드를 체육회 운영에 접목시키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체육계의 숙원인 체육 재정 자립에 대해선 기존 체육계의 방안을 뛰어넘는 의견을 내놨다. 박 회장은 “과연 체육 재정 자립이 가능한가 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며 “정부와 체육진흥공단에서 나오는 매년 받는 것 이외에 다른 곳에서도 기금을 모아 체육발전을 위해 쓰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체육회와 대립각을 세웠던 문화체육관광부와도 관계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서로 협조해야 할 기관이 갈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빨리 장관을 만나 해결 방안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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