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대표선수 28명의 명단이 확정됐다.
'명품 수비' 박진만(삼성)은 결국 어깨 통증이 호전되지 않아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젊은 피'를 주축으로 물갈이를 마친 선수단은 1회 대회 4강 신화를 뛰어넘는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다.
◇올림픽 금 여세 몰기=최종 명단에 포함된 28명 가운데 15명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이다. 1회 대회 주축이 해외파로 꾸려진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류현진(한화), 김광현(SK)이 당당히 '원투 펀치'로 자리를 잡았고 봉중근, 장원삼(히어로즈)이 중간 요원을 맡을 전망이다. 정대현과 오승환은 변함없이 뒷문을 지킨다.
특히 이종욱, 김현수(이상 두산), 이용규(KIA), 이진영(LG), 이택근(히어로즈)으로 짜여졌던 '베이징 라인'은 그대로 옮겨와 이번 대회에서도 외야를 책임진다.
내야에서도 이대호(롯데), 정근우(SK), 고영민(두산)이 베이징에 이어 또다시 대표팀에 중용됐다. 올림픽 결승전 쿠바와의 대결에서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 강민호(롯데)도 재발탁됐다.
◇승엽, 찬호 없지만= 타선에선 추신수(클리블랜드)-이대호-김태균(한화)이 클린업트리오에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 타자' 이승엽과 메이저리거 최희섭이 빠져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타선의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 김인식(한화) 감독은 이대호와 김태균에게 거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서 유일한 현역 메이저리거인 추신수는 예선을 넘어 본선을 겨냥하는 대표팀의 필승 카드 역할을 해내야 한다.
1회 대회와 베이징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던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합류도 대표팀에 새 힘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한 차례 이상 맞붙을 일본전에서 그의 일본 무대 경험은 필수적이다. 이승호(SK), 정현욱(삼성), 황두성(히어로즈), 이재우(두산)도 첫 WBC 무대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아시아라운드 '구름 조금'= 패자부활전 제도를 도입한 복잡한 대진표 탓에 각 팀은 2승을 거둬야 미국에서 열리는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반대로 2패를 당하면 일찌감치 짐을 싸야한다. 중국은 다른 3팀과 기량을 겨룰 정도가 아니고, 대만이 해외파의 불참으로 인해 전력 누수가 심해 한국과 일본이 조 1∼2위로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대만은 지난해 11월 아시아시리즈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던 SK를 '일발 장타'로 물리쳤던 것처럼 장거리포를 장착하고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한국이 대만과의 첫 경기를 잡는다면 중국을 꺾고 올라올 것이 거의 확실한 일본과 승자전에서 본선 직행 티켓을 다툰다. 만일 첫 경기에서 대만에 덜미를 잡힌다 해도 패자전에서 중국을 꺾고 대만-일본의 승자전에서 진 팀과 또다시 패자부활전에서 만날 확률이 높다.
일본이 해외파를 총망라한 자국 리그의 간판 스타를 앞세워 최강의 전력을 구축하고 있어 만만치 않지만 태극전사들은 '일본 킬러' 김광현을 앞세워 베이징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각오로 뭉쳐있다. 예선을 통과할 경우 B조 1∼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쿠바 또는 멕시코와 8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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