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관계자는 23일 “ATM 2∼3m 근처에서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이 주로 ATM 앞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신고된 피해사례에 따르면 대부분 사기범은 60대 이상 노인들에게 “ATM 앞으로 가라”고 말한다. 휴대전화로 불러주는대로 ATM 단추를 눌렀다가 사기를 당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는 “지난 19일 ATM에 휴대전화 차단장치를 부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내용의 공문을 경찰청에 보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관계기관에 문의한 결과 현행 전파법상 전파교란 장치는 승인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경찰청도 법에 위배되는 걸 알면서 추진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이 아이디어를 얻은 일본에서도 전체 은행 지점 5만9000여곳 중 휴대전화가 차단되는 ATM이 설치된 지점은 4곳 뿐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한 일본대사관에 문의해 구체적 운영실태를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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