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환급액 880만원… 회사원들 연말정산 ‘희비’

세금환급액 880만원… 회사원들 연말정산 ‘희비’

기사승인 2009-02-25 17:23:03
[쿠키 사회] 2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 회사원 L씨(35·여)는 식사자리에서 “카드사용이나 아이들 등록비 등 씀씀이가 지난해와 비슷했는데 연말정산 환급액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동행한 상대방 K씨(38)는 “부모님이 카드를 많이 쓴 덕분에 130만원 가량 환급받았다. 공돈을 받은 기분”이라며 우쭐댔다.

상당수 샐러리맨이 월급을 받은 이날 점심식사자리에서 최대 화제거리는 단연 연말정산 환급금이었다. 1년에 오직 한번 회사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주제인지라 점심시간 내내 회사 인근 식당가에서는 연말정산 이야기가 꽃을 피웠다. 예년과 달라진 것은 연말정산 지급시기가 한달 늦춰진 것 뿐이었다.

연말정산 환급액에 따른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어떤 회사원은 1000만원에 육박하는 두둑한 ‘연말정산 보너스’에 도취된 반면, 일부는 한달 월급 분량의 거액을 도로 토해내는 일도 있다.

서울 강남에 있는 A사의 경우 사내 모 직원이 수령한 최다 환급액은 880만원에 달한다. 이는 그의 실수령 월급액의 1.5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면 같은 회사에 다니는 한 회사원은 무려 400만원을 토해냈다.

서울 여의도의 B사에서도 연말정산액에 따른 희비 장면이 어김없이 재연됐다. 연말정산 최다 환급액은 630만원이었고 최대 징수금액은 94만9000원으로 차이는 700여만원에 이른다. 최다환급액 수령자는 표정관리에 들어간 반면, 돈을 오히려 내야하는 사람은 때아닌 위로 세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회사 경리부 관계자는 “기부금이나 의료비 지출이 많으면 환급액이 많고 미혼에다 연령이 높아 인적 공제가 거의 없는 근로자들이 주로 세금을 토해내곤 한다”고 말했다.

B사 직원은 “환급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지난해 지출이 많았다는 의미여서 크게 반가울 일도 아니다”면서도 “사람들이 과거는 금방 잊고 현 순간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누구는 공돈을 받고 누구는 억울한 기분이 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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