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얼굴인식 ATM 도입 사실상 무산

[단독] 얼굴인식 ATM 도입 사실상 무산

기사승인 2009-02-25 18:01:02
[쿠키 사회] 경찰이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얼굴 인식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도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시중은행들이 공식적으로 도입이 힘들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경찰이 충분한 협의 없이 일단 발표부터 하는 무리수를 뒀다고 비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25일 “은행연합회에서 얼굴 인식 ATM을 좀 더 시간을 갖고 재검토하자는 내용으로 지난 19일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4일 얼굴 인식 ATM을 상반기 중으로 경기도 서남부 지역에 설치하고 시범운영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은행연합회는 공문에서 지난 13일 열린 얼굴 인식 ATM 시연회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은행연합회는 안대를 하거나 콧수염을 기른 사람이 현금을 인출할 수 없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기관이 보유한 ATM 상당수가 얼굴 인식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없어 대당 2500만∼3000만원의 교체 비용도 든다고 설명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런 여러가지 부작용 때문에 얼굴 인식 ATM을 도입한 국가가 없다. 기술 수준이 향상된 뒤에나 시행 가능 여부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초 범죄 예방효과가 크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했던 경찰은 은행이 반대하면 도입이 어렵다고 입장을 바꿨다. 다만 경찰청 관계자는 “설치 주체가 은행이기 때문에 끝까지 반대하면 어쩔 수 없다”며 “다음달 기술력이 더 나은 업체와 시연회를 갖고 은행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또 은행연합회는 ATM 근처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차단하겠다는 경찰 정책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고객 민원이 은행으로 몰릴 일을 우려해서다. 경찰은 ‘보이스 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ATM 근처 통화 차단 장치 설치를 검토해달라고 은행에 요청했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권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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