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가방 단속 좀…”경찰, 3·1절 맞아 중국집에 서한 발송

“철가방 단속 좀…”경찰, 3·1절 맞아 중국집에 서한 발송

기사승인 2009-02-26 10:28:02
[쿠키 사회]“철가방 단속 좀 잘해주세요.”

경찰의 폭주족 단속 노력이 눈물겹다. 폭주족들에게 일일이 폭주 자제를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날린데 이어 폭주족의 온상(?)으로 점찍은 중화요리집, 피자집에게 서한까지 보냈다.

경찰은 최근 폭주족이 횡행하는 3·1절을 앞두고 오토바이 폭주족을 집중 단속키로 했다. 경찰청은 “28일 밤부터 다음달 1일 오전까지 특별단속을 실시하며 한다”고 26일 밝혔다. 또 경찰은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광주 울산 등 주요 7개 도시의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에 폭주족 전담팀을 구성했다.

경찰은 엄격한 단속에 앞서 계도도 필요하다고 보고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경찰은 우선 지난 20일부터 폭주행위 전력자 814명에게 각 지방청별로 문자메시지 를 2∼3차례씩 보냈다. 814명중 절반인 400여명은 폭주족 주동자급이다. 경찰이 보낸 문자메시지는 “무분별한 폭주행위는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이웃을 멍들게합니다. 자제해주십시오” 등의 내용을 담았다.

경찰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당사자에게만 당부하기는 불안했다고 본 모양이다. 경찰은 지역 경찰서장 명의로 각 시도 요식업협회를 통해 중화요리집, 피자집 등에 서한문을 발송했다. 바로 폭주족 상당수가 피자집 등의 배달 종업원, 소위 ‘철가방’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들 업체에게 종업원들이 폭주족에 가담하지 않도록 지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수도권 20여곳 학교에 폭주족이 몰려있는 것을 파악하고 이들 학교에도 서한문을 보냈다. 그야말로 전방위 사전 조치인 셈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폭주족에 대한 적극적인 계도 필요성을 수긍하면서도 “구태의연한 방식”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공권력이 단속 대상인 폭주족에게 문자메시지로 자제를 호소한다는 것이 우습게 비친다”고 말했다. 또 중화요리집 등에 서한을 보낸 것은 해당업체 종업원 전체를 폭주족으로 간주하는 발상인데다 종업원의 행동을 업주가 단속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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