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잡셰어링 동참… 비판했던 남용부회장 ‘머쓱’

LG 잡셰어링 동참… 비판했던 남용부회장 ‘머쓱’

기사승인 2009-02-26 16:24:02

[쿠키 경제] ‘신기루가 어느덧 현실화하나?’

잡셰어링(일자리 나누기)를 ‘실체없는 신기루’라고 비판했던 LG전자 남용 부회장이 머쓱해질 것 같다. LG전자가 주력계열사인 LG그룹이 잡셰어링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 LG 등 30대 그룹 인사 담당 임원들은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신입사원들의 연봉을 삭감하고 그 재원으로 고용을 확대하겠다는 일자리 나누기 안을 발표했다. LG그룹은 약 5∼15%가량 신입사원 초임 삭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측은 “대졸 초임을 평균 10% 삭감한다면 인턴사원을 200∼300명 정도 더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같은 LG그룹의 방침은 이달 초 있었던 LG전자 남용 부회장의 발언과는 다소 배치된다. 남 부회장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잡셰어링이란 신기루를 쫓는 것”이라며 “기업으로선 하기 어렵고 그래선 안된다. 기업으로선 줄일 수 있다면 반드시 줄여야하고 다른 쪽에 기회 마련해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 부회장은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잡 셰어링은) 좋은 말씀이지만 이미 들어와있는 사람을 안 내보는게 중요한 잡셰어링“이라며 “적은 사람이 같은 일 하도록 만드는게 경쟁력 높이는 일”이라고까지 말했다. 물론 생산성 향상이 되지 않을 경우라는 가정을 달긴 했지만 기업 CEO로서는 보기 드물게
당시 정부가 적극 추진하던 잡셰어링에 대해 비판했다는 평을 들었다.

이로 인해 재계 일각에서 LG그룹의 잡셰어링 적극 참여는 남 부회장이 이 문제에 대한 소신을 접었다는 것을 의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남 부회장이 불도저같은 MB정부 추진력에 한 발 물러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물론 기업 CEO의 발언과 그룹의 정책을 반드시 동일하게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LG전자가 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볼때
LG그룹 잡셰어링의 상당부분을 전자측에서 맡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남 부회장의 의견이 LG그룹 정책에 반영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26일“당시 남 부회장의 발언은 잡셰어링을 안한다는 것이 아니고 생산성 향상없이 인원을 단순히 늘리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그룹의 방침과 남 부회장의 발언이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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