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취임 8개월 직권상정 악몽

김형오 국회의장,취임 8개월 직권상정 악몽

기사승인 2009-03-01 17:41:02
[쿠키 정치] 김형오 국회의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8개월 내내 직권상정으로 코너에 몰렸다. 여야간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마다 시선은 늘 김 의장에게 쏠렸다. 김 의장은 1일에도 국회 의장실을 비운 채 외부에서 여야간 협상 상황을 전달받으며 마지막 선택을 위한 장고를 계속했다.

김 의장은 국회 파행 때마다 사실상의 중재자였다. 여야 협상 난항→국회 의장의 직권상정 압박→원내 대표단 막후 협상 타결이란 공식이 되풀이됐다. 18대 국회의 첫걸음도 사실상 의장의 직권 압박에 떠밀려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5선의 김 의장은 지난해 6월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투표를 거쳐 18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정식 취임은 7월10일에야 할 수 있었다. 촛불 정국으로 국정은 물론 여야간 대화까지 중단됐기 때문이다.

취임 이후에도 국회 원구성은 쉽지 않았다. 여야가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첨예한 대결을 벌이자 김 의장이 나섰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를 불러 “8월15일까지 여야간 협의가 되지 않으면 의장 직권으로 원 구성을 단행할 것”이라고 통첩했다. 결국 한나라당이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에 양보하면서 극적으로 9월 국회가 정상화 됐다.

이때부터 한나라당 내부에서 등장한 것이 ‘김형오 변수론’이다. 한나라당 당적으로 당선된 김 의장이 친정을 지나치게 홀대한다는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과 미디어 관련 법으로 폭력사태가 발생한 1월 국회에서도 김 의장이 끝까지 버티면서 여야 원내대표간 협상이 타결돼 1·6 합의문을 냈다. 당시 김 의장은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압박에 부산으로 내려가 사찰에서 밤을 보내는 등 고민했지만 끝내 의사봉을 들진 않았다. 지난해에만 추경예산안 문국현 김재윤 등 야당 의원 체포 동의안 등 달마다 계속된 여권의 직권상정 요구를 물리쳤다.

김 의장 측 관계자는 “지난해 야당의 9월 추경안도 꿋꿋하게 지켜주는 등 야당을 많이 도와줬다. 연말연초에는 인간적으로 참을 수 없는 압박을 받았지만 소신으로 지켜냈다”면서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디어 관련법의 경우 논의조차 해주지 않으면 직권상정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야당에게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우성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