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국권강탈 주역 ‘이토 히로부미’ 오늘의 세계인물 선정

네이버 국권강탈 주역 ‘이토 히로부미’ 오늘의 세계인물 선정

기사승인 2009-03-02 15:47:04

[쿠키 사회]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네이버캐스트’ 서비스를 통해 선정한 ‘오늘의 세계인물’에 대해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3.1절 다음날인 2일 선정된 인물이 다름 아닌 한국 식민 정책의 중심에 서 있던 일본 정치가 ‘이토 히로부미’라는 것이 이유다. 네이버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이날 오전 이 서비스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급히 삭제했다.

네이버 ‘오늘의 세계인물’은 네이버가 초빙한 외부 필자들이 이미 출판된 관련 서적을 기반으로 해당 인물의 일생과 그 일생을 담은 명저를 소개하는 서비스로, 네이버는 이를 위해 총 10명의 필자를 두고 있다. 이날 선정된 이토 히로부미에 관한 이야기는 시인이자 소설가인 원세훈씨가 작성했다.

이토 히로부미가 지난 1906년 3월 2일 초대 대한제국 통감으로 부임한 사실로 시작되는 이 글에서는 그의 성장과정과 주요 사건, 정치가로서의 주요 활동, 과거 주변 인물들의 평가,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 당한 사실들이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돼 있다. 그에 대한 특별한 찬양성 표현이나 사실에 대한 왜곡 등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아무리 3월 2일이 대한제국 통감 부임 날짜라 해도 굳이 3.1절 다음날 그를 선정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더구나 네이버가 정작 3.1절에는 매일 선정하던 ‘오늘의 세계인물’을 선정하지 않은 점, 이 서비스에 대해 ‘뛰어난 도서평론가와 시인들이 책 속의 위인들에 숨결을 불어넣어 매일 내놓는 신선한 이야기’라고 소개하고 있다는 점 등은 네티즌들의 비난을 더욱 거세게 만들고 있다.


이 글은 이날 게재되자 마자 오전에만 수백 개의 비난 댓글이 달렸으며, 네이버는 오전 선정 인물란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삭제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원래 필자가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이토 히로부미의 대한제국 통감 부임 날짜가 3월 2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바꾼 것”이라며 “비난이 워낙 거세 필자 동의 아래 삭제했다. 역사를 바로 알자는 순수한 취지가 시기 때문에 잘못 받아들여져 필자도 많이 당황하고 안타까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3월 1일에 ‘오늘의 세계인물’을 선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원래 주말인 토·일요일에는 한 꼭지만 게재했다”며 “다른 뜻은 없었고 지난 28일과 3월 1일이 토·일요일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세계인물 선정은 날짜를 기반으로 관련이 깊은 역사적 인물과 사실을 소개하는 것일뿐 그 이상의 의미는 절대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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