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탄공사가 ‘막장 드라마’ 등 막장이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이는 데 대해 발끈했다.
조관일 석탄공사 사장은 3일 언론사 기자 등에 돌린 ‘막장은 희망입니다’라는 이메일을 통해 “막장이라는 말이 최근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석탄공사 사장으로서 항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막장은 광산에서 제일 안쪽에 있는 지하의 끝부분을 뜻하지만 최근에는 불륜및 패륜, 폭력 등 부정적인 상황을 묘사하는 대표어로 쓰이고 있다.
조 사장은 “사람들은 막장을 막다른 곳이라는 점만 생각해 폭력과 불륜 등 갈 데까지 간 TV연속극을 ‘막장드라마’라고 하고 이종격투기가 난무한 국회를 ‘막장 국회’라고 한다”며 한탄했다.
조 사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2000여 우리 사원들은 지하 수백m의 막장에서 땀흘려 일하고 있다”며 “본인은 물론이고 그들의 어린 자녀를 포함한 가족들의 처지에서 막장 운운하는 소리를 들을 때 얼마나 상심하고 가슴이 아픈지 생각해봤느냐”고 반문했다.
조 사장은 이어 “막장은 폭력이 난무하는 곳도 아니고 불륜이 있는 곳도 아니다”라며 “30도를 오르내리는 고온을 잊은 채 땀 흘려 일하며 우리나라 유일의 부존
에너지자원을 캐내는 숭고한 산업현장이자 진지한 삶의 터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막장’이란 단어의 ‘막’은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에게 사용되는 용어라면서 드라마든 국회이든 희망과 최고의 경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한 함부로 이 말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조 사장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의 생명이 좌우된다”며 “지난날 경제개발 과정 속에서 탄광에서 일한 사람들을 모두 합하면 우리나라에는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막장에서 일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분 들의 가슴에 멍이 들지 않도록 부탁한다”고 호소하며 끝맺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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