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수준 높이자”…‘대졸 때밀이’ 모집 ‘씁쓸’

“목욕탕 수준 높이자”…‘대졸 때밀이’ 모집 ‘씁쓸’

기사승인 2009-03-03 18:25:02
[쿠키 지구촌] “성실하고 서비스 정신이 투철한 ‘대졸 이상’ 때밀이를 모집합니다.”

중국에서 ‘대졸자 때밀이’를 모집하는 구인광고가 등장해 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목욕탕 때밀이 지원에 취업에 목마른 대졸자들까지 몰렸다는 소식은 전해진 바 있지만, 고용하는 측에서 먼저 지원 자격을 ‘대졸자’로 못 박은 사례는 처음이다.

지난달 26일 중국 장쑤성 양저우 지역신문인 양쯔완바오는 이 지역 한 대형 목욕탕에서 월 봉급 3,000∼5,000위안(한화 60∼100만원) 수준의 때밀이 구인광고를 내면서 지원자격을 ‘28세 이하, 대졸 이상’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인광고 소식이 전해진 후 “고급인력을 낭비하는 것”이라는 고조되는 비판에도
50명이 넘는 대졸자들이 몰렸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휘청거리는 경제 대국 중국의 심각한 청년실업난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건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목욕탕 관계자는 “양저우가 목욕문화로 유명해 우리 목욕탕의 목욕 서비스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의도였을 뿐,
목욕탕의 지명도를 높이려는 수단은 아니었다”며 “목욕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기술과 전문성을 요구하지만 학력은 낮고 연령은 높다.
높아진 문화수준에 맞춰 고객과 소통하려면 고학력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취업난에 따른 신음소리는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지난달 26일에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여대생의 ‘10만자 일기’가 지방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편지에서 이 여대생은 참담한 심정과 함께 구직 과정에서 겪은 비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적어 중국 사회에 충격을 던져줬다.

지난해 12월 중국 사회과학원이 발표한 ‘2009 사회청서’에 나온 중국 대학생의 실업률은 12%였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보다 3배가 높은 수치로,
이 자료에 따르면 2008년 대졸자 가운데 100만명이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또 2009년에만 592만명의 대졸자가 양산돼 중국 사회의 청년실업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