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여성조합원 성폭력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던 사실이 민주노총 자체조사 결과 사실로 밝혀졌다. 피해자의 소속 연맹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진화 전 위원장도 은폐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노총 성폭력사건 진상규명특별위원회는 13일 서울 영등포2가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9일부터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는 피해자가 제기한 내용과 차이가 없었다.
진상규명특위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조직적 은폐 조장 행위가 있었음이 확인됐다"면서 "성폭력 가해자 김모씨와 민주노총 간부, 전교조 소속의 S씨가 성폭력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고 밝혔다. 진상규명특위에서 활동한 김인숙 변호사는 "민주노총 전체의 동의로 사실을 은폐했다고 볼 수 없지만 간부가 조직보호를 운운하며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점이 바로 조직적 은폐"라고 말했다.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도피와 관련해서도 피해자에게 일방적 진술을 강요하고 압박한 사실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진상규명특위는 성폭력 사건 은폐·축소를 시도한 관련자와 피해자에 진술을 강요한 조직원 등 5명에 대해 징계를 권고했다.
특히 진상규명특위는 전교조 정 전 위원장에 대해 "조직의 최고 책임자로서 성폭력 사건의 정치적 파장과 조직적 타격을 언급하며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켰다는 점에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윤웅걸)는 여성조합원을 성폭행하려 하고 수배 중이던 이 전 위원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강간미수 및 범인도피)로 김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6일 열린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술에 취해 상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으나 CCTV와 피해자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건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민주노총 및 전교조 간부를 소환해 진위를 밝힐 방침이다.
검찰은 민주노총이 자체조사에서 조직적 은폐가 있었다고 결론내린 만큼 관련 보고서를 입수해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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