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씨는 오는 25일 ‘평화와 용서’를 주제로 1930년대 백두산 자락의 호랑이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 ‘잘가요 언덕’(살림)을 출간한다. 주인공은 엄마를 해친 호랑이를 잡아 복수하려고 마을에 찾아온 소년 포수 용이, 촌장댁 손녀 순이, 일본군 장교 가즈오다.
소설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치유되지 않은 민족사의 상처를 진중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피해자뿐 아니라 악인에 대해서도 연민의 시선을 버리지 않는다. 이를 통해 호랑이마을을 용서와 화해의 공간으로 만든다.
차씨가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97년. 열여섯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징용돼 캄보디아에 끌려간 ‘훈 할머니’ 보도를 접한 후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 사는 ‘나눔의 집’을 방문하는 등 자료 수집과 구상을 거쳐 집필을 시작해 책이 나오기까지 12년이 걸렸다.
그는 “우리나라가 이 세상에서 제일 약하고 못 살던 시절, 그 형편없던 시절을 버텨낸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글을 써내려 갔다”고 밝혔다.
지난해 영화 ‘크로싱’에서 북한 동포와 탈북자가 처한 고통스러운 현실을 보여주는 역할로 주목받은 차씨는 이번 소설에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우리 민족의 상처를 보듬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다음달 6일 오후 7시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 카페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갖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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