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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함에 따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가운데에 놓고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과 벌이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통 큰 스타일'의 박 회장은 지난해 검찰이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로 압박해오자 김앤장 소속 메머드급 변호인단을 꾸렸다. 2004년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뒤 부산고검장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박상길 변호사를 콘트롤 타워로 내세워 회계사와 세무사 등으로 구성된 10여명의 변호인단이 진용을 이뤘다. 수임료도 일반적인 사건보다 훨씬 거액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김앤장이라는 강력한 방패 때문인지 검찰수사는 더디게 진행됐다. 박 회장 곁에는 언제나 변호인이 지키면서 문제가 될 만한 점에 대해 꼼꼼하게 법률적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민감한 사안에 대해 검사가 추궁하며 자백을 권유하면 변호인은 '자백보다는 가슴에 묻고 가라'는 취지로 조언해 수사팀의 반발을 샀다. 임채진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수뇌부도 김앤장 등 대형 로펌들의 적극적인 변호기법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자백이 아닌 증거에 따른 진술을 유도하도록 수사팀에 지시하기도 했다.
대검 중수부와 김앤장의 싸움은 김앤장 소속 변호사인 박 전 수석비서관의 체포와 구속방침으로 절정에 올랐다. 김앤장은 소속변호사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하자 당혹감 속에 사태의 추이를 살피고 있다. 2000년부터 김앤장에서 근무한 박 전 수석비서관도 박 회장으로부터 상품권 1억원어치를 받을 만큼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앤장이 지난달 대검 디지털포렌식(DFC)센터 테이터베이스 분석팀 소속 수사관을 억대 연봉에 스카우트한 일도 다시 회자됐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수사관은 주로 기업수사와 관련해 압수물 분석 등 최첨단 검찰수사 기법을 익혔던 재원이었다"며 "수사력이 약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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