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영화 ‘매란방’에서 경극대왕 매란방을 연기한 배우 리밍(여명)이 16년 전 비슷한 역할을 맡은 故장궈룽(장국영)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국영은 영화 ‘패왕별희’에서, 여명은 ‘매란방’에서 웬만한 여자보다 더 예쁜 여장전문 경극배우로 분해 패왕과 슬픈 이별을 하는 ‘우미인’을 연기했다.
여명은 24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기자 시사회에서 장국영이 주연한 영화 ‘패왕별희’와의 비교에 부담감이 없냐는 질문에 “부담감은 없다”며 “장국영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선배”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비교하는 것은 관객의 선택이고 저는 그 선택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전혀 부담감이 없다”고 덧붙였다.
첸 카이거 감독 역시 “이번 영화와 ‘패왕별희’는 전혀 다른 작품”이라며 두 배우가 연기한 인물은 전혀 다른 캐릭터라고 못 박았다. 첸 감독은 “장국영이 연기했던 두지가 불 같은 캐릭터로 언제든 꺼질 수 있는 인물이라면, 리밍이 연기한 매란방은 물 같은 캐릭터로 고난을 부드러움을 극복하는 아시아인의 모습이 투영돼 있다”고 두 영화의 차이를 강조했다.
한편 여명은 자신이 연기한 매란방에 대해 “우리 같은 후배들에게 매란방은 멀리 있는 분이다. 한 세기가 지났고 그 업적이 너무나 대단해서 감히 흉내 내기도 힘들다”면서 “다만 그리워하고 닮으려 최선을 다했다. 매란방을 연기하기 위해 역사부터 공부히고 세심하게 연구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장쯔이도 유명한 경극배우인 맹소동에 접근하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고 털어놨다. 장쯔이는 “촬영 두 달 전부터 경극 훈련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힘든 부분도 있었고 즐거운 부분도 있었다”며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예술을 배운다는 것, 어떤 인물을 재현한다는 것은 너무 어려워 학생의 마음으로 돌아가 새롭게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맹소동의 시대로 돌아가기 위해 집의 주방을 그 시대로 바꿔 세팅해 놓았을 정도로 노력했다”면서 “집으로 매일 선생님 모셔 당시의 습관과 동작을 익혔고 가능한 현재 살고 있는 환경을 잊어버리려 애썼다”고 덧붙였다.
그 밖에도 여명은 최근 파파라치에게 찍힌 ‘해변 사진’ 때문에 곤혹을 치른 장쯔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여명은 배우로서 가쇄(종이 족쇄)가 있다고 느낄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최근 장쯔이에게 종이 족쇄는 해변에서 찍힌 사진이었다”며 “나의 경우에는 집의 커튼을 열어놓으니 집안이 모두 촬영됐던 것”이라고 답했다. 극중에 등장하는 가쇄는 ‘찢을 수 있으나 찢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명예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형벌이다.
여명은 “가끔은 파파라치들이 너무 가까이 쫓아올 때 차를 빨리 피하려고 속도를 위반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경찰들이 파파라치에게 족쇄라도 채워주기를 바라기도 한다”며 유머를 발휘하기도 했다. 또 “하지만 그에 대해 하나하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첸 카이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여명이 매란방으로, 장쯔이가 맹소동으로 출연한 ‘매란방’은 경극대왕 매란방의 사랑과 인생을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12월 중국 개봉 당시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제59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상영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홍종선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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