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례없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은 4억5000만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은 지난해 주식폭락의 직격탄을 맞아 2조원 상당의 재산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대표적인 기업가 출신 정치인인 이들의 불황속 재테크 성적으로 보면 대통령이 정몽준 의원에 판정승한 셈이다.
27일 공개된 공직자 보유재산 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총 재산은 356억9182만2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4억4390만5000원이 늘어난 것으로 주로 이 대통령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과 예금액 증가에 기인했다.
이 대통령은 본인 소유로 서울 논현동에 단독주택과 서초구 서초동, 양재동 소재 빌딩 3채를 갖고 있고, 부인 김윤옥 여사는 논현동에 13억2000여만원 상당하는 100평 정도의 대지를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이 대통령 보유 부동산 가치는 3억6065만여원 늘어난 372억4418만여원으로 집계됐다. 김 여사 소유 대지도 3400여만원 불어났다.
9개 금융기관에 예치된 이 대통령 내외의 예금액도 전년도보다 4720여만원 늘어난 2억2400여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지난해 고금리 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제일컨트리골프클럽과 블루헤런 등 골프 회원권 2개(4억9800만원)를 갖고 있으나 회원가가 3000만원 하락했으며 건물 임대채무(전세금)로 27억8380만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는 각각 1500만원, 700만원하는 동양화·서양화와 500만원 짜리 다이아몬드(1.07캐럿)를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국회의원중 최대 ‘주식부자’로 꼽히는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의 재산은 지난해 주식시장 악화로 1년 사이에 2조원 가량 줄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국회의원 재산변동 신고내역을 보면 2007년 12월31월 기준 3조6043억8000만원에 달했던 정 의원의 재산은 2008년 12월31일 현재 1조6397억8000만원으로 1조9646억원이나 줄었다. 재산이 1년새 반토막 난 것이다. 이 같은 재산 감소는 정 의원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주식의 가격 하락에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 의원의 보유 주식수는 821만5주(10.8%)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2007년 주식시장이 폐장된 12월28일 44만2500원이었으나 2008년 12월30일에는 19만9500원으로 절반에 못미쳤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총주식가액은 3조6329억4000만원에서 1조6379억원으로 줄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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