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술에 취한 상태에서 뺑소니 운전자를 쫓기 위해 운전을 한 경우는 면허정지 대상이 아니라는 결정이 나왔다.


국무총리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는 29일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하는 운전자를 잡고자 부득이하게 음주운전을 한 사람에게
면허정지 처분을 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행심위에 따르면 전남 화순군에 거주하는 서모씨는 지난해 11월9일 정모씨가 승용차를 운전하다 자신의 화물차량을 들이받고 도주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후 정씨는 중앙선을 넘어 달아나다 반대 차선에서 오던 승용차와 길거리에 있던 노점상을 연쇄적으로 들이받은 뒤에도 계속 도주했고, 서씨는 정씨를 잡기 위해 위해 자신의 화물차를 타고 100m 정도 추격했다.

결국 서씨는 정씨 차량이 오토바이와 충돌해 멈춰 서자 정씨의 승용차 열쇠를 빼앗고 경찰에 신고했다.

검거 당시 정씨는 혈중 알코올 농도 0.186%의 만취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나타나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하지만 정씨를 붙잡은 서씨 역시 면허정지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에서 음주운전한 사실이 확인돼 100일간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고, 서씨는 이 결정이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행심위는 “서씨가 면허정지 기준치를 넘어 음주운전을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타인의 음주운전에 따른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긴급행위이기 때문에 운전면허 정지처분은 위법,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씨는 사고차량 운전자로 인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다”며 “서씨의 행위는 교통위험과 장애를 방지해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고자 하는 도로교통법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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