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IT] 영화 ‘워낭소리’ 불법복제물 파문으로 저작권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며 관련 업체들이 연이어 보호 기술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실질적 기술없이 시장만 난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영화제작자협회(영제협)는 지난 16일 비공개로 저작권보호 기술을 가진 업체들에 대한 시연회를 열었다. 저작권보호센터가 현재까지 파악하고 있는 저작권 보호기술 업체는 10개가 넘는다. 하지만 이날 참여한 업체는 단 세 개 업체에 불과했다.
영제협 지적재산권팀 김지후 팀장은 “내부적으로 정한 조건에 맞는 업체가 세 개 업체였다”며 “구체적인 조건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해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참여한 업체들이 선보인 기술은 영화·음악·방송 등의 콘텐츠를 제목이나 파일 크기가 아닌 내용으로 검색하는 기술로, 파일의 제목이나 용량 등의 변형을 통한 편법 업로드를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술이다.
30개의 변형된 영화파일을 인식시켜 본 이날 시연회에서는 A사만이 28∼29개의 파일을 3∼4초 이내에 인식하며 시연에 성공했다. 함께 참여한 B사는 단 1개 파일만을 인식하며 시연에 실패했고, C사는 그 자리에서 시연을 포기했다.
결국 현재 관련 기술을 가졌다며 영업에 나섰거나 나설 10개가 넘는 업체 중 저작권자들이 인정할만한 조건의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그 중에서도 성공적인 기술은 1개 업체에 불과한 어처구니없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완성이 안 된 상황에서 영업에 나서며 시장을 흐리고 있는 업체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또 필터링이 된다해도 1∼5분이 걸려서는 상용화될 수 없다. 실시간 필터링이 중요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실시간 필터링이 가능한 업체는 1∼2개 업체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3초 이내 필터링,인식률 95% 이상’ 같은 기술 표준 제정이 시급하다”며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술로 검증이 된 후에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하는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형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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