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의 반란’…1, 2위 기업 뒤바뀌고 격차 줄고

‘2위의 반란’…1, 2위 기업 뒤바뀌고 격차 줄고

기사승인 2009-04-01 23:49:01
[쿠키 경제] 2위 기업의 선두 추격전이 뜨겁다. 건설과 유통업계에선 지난해 매출 기준 선두가 바뀌었고 전자 철강 조선 이동통신 항공 등에선 1, 2위 매출 격차가 좁혀졌다.

LG전자는 자체 집계 결과, 3월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55만1000대를 팔아 30.7%를 점유했다고 1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절반을 장악한 휴대전화 내수 시장에서 LG전자가 점유율 30%를 넘어선 것은 200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LG 휴대전화는 세계 시장에서도 상승세다. 지난해 1억80만대를 팔아 사상 처음으로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3위(점유율 8.6%)로 올라섰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매출은 각각 72조9530억원과 27조6385억원으로, LG전자 매출이 삼성전자의 38% 수준이다.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매출 비율은 2007년 37%에서 1%포인트 상승했다.

SK텔레콤이 50.5%를 점유한 이통 시장은 KTF가 모회사 KT에 통합되면서 급변할 전망이다. 유선 1위 KT와 무선 2위 KTF의 결합은 SK텔레콤의 이통 주도권을 뒤흔들 폭탄이다. 통합 KT가 덩치와 자금력 면에서 SK텔레콤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2위 항공사 아시아나는 지난 2월 항공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ATW 선정 '올해의 항공사'로 뽑혔다. 1위 대한항공을 제치고 기세를 올린 것. 2007년 대한항공 매출의 41%였던 아시아나 매출도 지난해 42%로 따라붙었다. 아시아나는 올 들어 '오즈 문화여행' 프로그램 등 직원 사기 진작책을 시행하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철강업계에선 2위 현대제철이 1위 포스코를 맹추격 중이다. 지난해 현대제철 매출이 포스코의 34% 수준으로 여전히 격차가 크지만 현대제철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포스코의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이 각각 전년 대비 38%, 51.8%인데 비해 현대제철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3%, 97.4% 성장했다.

조선업계에선 현대중공업이 부동의 1위지만 대우조선해양이 바짝 따라붙고 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사상 최대인 19조9571억원 매출을 기록했는데 대우조선도 11조746억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실적을 냈다. 2007년 현대중공업 매출의 46%에 불과했던 대우조선 매출은 1년 새 55%로 커졌다.

재계 분석업체 재벌닷컴은 지난해 타이어업계 맞수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홈쇼핑 적수 GS홈쇼핑과 CJ홈쇼핑, 제약 라이벌 동아제약과 유한양행의 매출 격차도 좁혀졌다고 밝혔다.

1, 2위가 역전된 업종도 있다. 건설업에선 2007년 3위였던 현대건설이 지난해 매출 7조2711억원으로 GS건설(6조8671억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2007년 1위 대우건설은 3위로 떨어졌다.

유통 부문에선 롯데쇼핑이 10조9695억원을 기록, 신세계(10조8506억원)를 간발의 차로 누르고 1년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1위를 빼앗긴 신세계는 지난달 부산 해운대에 국내 최대 쇼핑센터 '센텀시티'를 개장하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2위의 반란이 무섭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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