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지방 학생 차별…학업성취도 높은데도 지역균형 줄여

[단독] 서울대,지방 학생 차별…학업성취도 높은데도 지역균형 줄여

기사승인 2009-04-07 18:02:02
"
[쿠키 사회] 서울대학교가 지역균형선발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에게 ‘시골에서 올라온 공부 못하는 학생’이라는 근거 없는 낙인을 찍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 지역균형 선발 인원을 2009학년도보다 22명 줄였다. 공과대에서 지역균형선발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이 특목고 출신보다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고, 깊이가 없다며 선발 인원을 줄이자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졸업한 2906명(지역균형 84명 포함)을 대상으로 입학 전형별로 평균 학점을 분석한 결과, 지역균형 졸업생 학점이 수시·정시 졸업생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도입된 지역균형 선발 전형은 농·산·어촌지역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학생성적부와 면접 만으로 신입생을 뽑는 제도다. 서울대는 교과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모집정원의 20% 내외를 선발해왔다.

7일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올해 각 단과대 졸업생의 입학 전형별 학점’ 자료에 따르면 지역균형 전형으로 입학했던 졸업생들의 평균 학점이 3.55점으로 졸업생 전체 평균 3.34점보다 높았다. 입학전형별로는 수시 특기자가 3.56점으로 가장 높았다. 수시·정시 모집으로 들어온 학생은 3.48점, 3.32점에 그쳐 지역균형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단과대별로는 인문대학에서 지역균형 선발 학생들의 학점이 평균 3.73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사회과학대와 자연과학대에서는 수시 특기자(각각 3.88점, 3.76점) 등에 이어 각각 3.63점, 3.49점으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특히 지역균형 정원 축소를 강력하게 주장했던 공과대의 경우 지역균형 학생들 학점이 3.50점으로 수시 특기자(3.61점)보다 낮지만 수시·정시·특차 학생들보다 나은 실력을 보였다.

그러나 각 단과대는 노골적으로 지역균형 선발 입학생을 꺼려하고 있다.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어본 특목고 입학생들과 비교해 생각의 깊이가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팽배하다. 공과대는 최근 입학관리본부에 2010학년도 지역균형 선발 인원을 2009학년도보다 80명 가량 낮추자고까지 요구했었다. 공과대 관계자는 “지역균형 출신 학생들이 특목고 출신들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교수는 “서울 지역에서 지역균형으로 입학한 학생들 학점이 높아 전체 지역균형 학점이 높은 것이지 지역균형으로 입학한 학생 전체가 우수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지역균형 선발은 농산어촌 등 지역의 숨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데 일부의 편견으로 취지가 훼손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뭔데 그래◀조혜련 '기미가요' 박수…무개념인가,무지인가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
양진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