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키유천이 카메라에 손을 댄 까닭은… 왜곡된 팬 문화가 원인

믹키유천이 카메라에 손을 댄 까닭은… 왜곡된 팬 문화가 원인

기사승인 2009-04-08 17:48:01


[쿠키 연예]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믹키유천이 ‘카메라 동영상’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7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동영상 속에는 동방신기 멤버들이 공항 수속을 밟는 모습이 담겨 있다. 문제는 믹키유천이 한 여성 팬의 카메라에 손을 대면서 발생했다. 믹키유천이 팬의 카메라를 빼앗았다는 주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고, 믹키유천에 대한 비판의 수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믹키유천은 잘못했다=문제의 동영상을 살펴보면 이번 파문의 1차적인 책임은 믹키유천에게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일단 팬의 카메라의 손을 댄 것 자체가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믹키유천이 사진 촬영을 피해달라는 언급을 하는 장면이 없는 것도 오해를 가중시키는 부분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고작 1분 30초 내외의 동영상 정도로는 사건의 본질을 절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동방신기의 입국 수속 장면을 모두 촬영한 것도 아니고, 얼마든지 인위적인 동영상 편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믹키유천이 팬의 사진 촬영에 순간적으로 화가 나 카메라에 손을 댄 것인지, 애초부터 개인적으로 심기가 불편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여하간 동영상 속 믹키유천의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 동방신기는 근접거리에 경호원이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는 그룹이다. 본인이 어떤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꼈다고 하더라고 직접적인 의사표현를 하는 것은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 ‘인기만큼 참을 인(忍)을 새겨라’는 연예계 속설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원인제공은 팬=“믹키유천도 잘못했지만,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지 않는 팬 문화도 문제가 있다” 국내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의 말이다.

이처럼 믹키유천 동영상의 기본적인 문제는 아주 기본적인 예의를 도외시하는 팬 문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연예인은 이미지를 먹고 산다. 이미지의 최전선은 바로 사진이다. 팬들이 연예인 앞에서 쉴새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것도 본인만의 연예인 사진을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적으로 소유욕이 극대화된 부분이다.

문제는 대다수 팬들이 연예인의 기본적인 권리를 무시하면서까지 자신의 소유욕을 채우는 부분이다. 이번 믹키유천 동영상의 본질은 초상권 침해다. 그것도 불과 30㎝ 정도 앞에서 카메라를 들이댔다. 믹키유천 입장에선 순간적으로 불편함을 느꼈을 수 있다. 사전에 사진 촬영에 응해달라는 메세지도 없었다.

연예인은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산다. 믹키유천에게 아쉬운 점은 팬들의 요구에 보다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 부분이다. 하지만 믹키유천이 비록 팬들의 사진 촬영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팬들의 행동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연예인이 팬들을 아끼는 것만큼 팬들도 연예인의 기본적인 권리를 지켜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하기 짝이 없는 팬덤 문화=일본 유명 연예주간지 한 관계자는 몇 년 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국내 가요 프로그램 현장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생방송으로 녹화되는 가요 프로그램에서 팬들이 집단으로 응원 구호를 크게 외치고, 카메라는 물론 캠코더까지 동원해 가수를 촬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일본 방송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가수가, 그것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가요 프로그램 현장에서 집중해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팬들이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분위기를 크게 망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가수들은 무대에서 팬들의 행동에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다고 토로한다. 물론 팬들이 가수의 힘을 북돋아주기 위해 벌이는 장면이긴 하지만, 자칫 생방송 현장에서 자그마한 실수라도 한다면 비판은 고스란히 가수에게 향한다.

실제 미국과 일본의 경우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라이브 무대에서 팬들은 응원 구호를 격렬하게 외치지 않는다. 그런 행동은 콘서트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가수의 라이브 무대가 잘 녹화되길 원하고, 높은 퀄리티의 음질이 나오는 것을 바랄 뿐이다.

국내 왜곡된 팬 문화는 이뿐 만이 아니다. 집 주소와 개인 신상정보는 물론, 가족의 직장주소까지 알고 있는 팬들이 있다. 아이돌 가수의 사생활 일거수일투족을 팬 이상의 감정으로 쫓는 ‘사생팬’은 사회적으로 심각한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연예인의 팬이 맹목적인 팬덤으로 바뀌면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믹키유천이 자신을 열렬히 사랑해주는 팬의 카메라에 손을 댄 것은 분명 잘못이다. 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에 어긋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팬들도 믹키유천에게 어떤 불편함을 주지 않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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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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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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