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MB’ 김상곤 경기교육감 당선…교육계 술렁

’反MB’ 김상곤 경기교육감 당선…교육계 술렁

기사승인 2009-04-09 17:38:02

[쿠키 사회] 반(反) 이명박 교육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김상곤(59) 경기도교육감 당선자가 자율형 사립고나 특목고 확대 등에 제동을 걸고 나서 교육과학기술부 등과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화성국제고 등 특목고 설립 추진이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과부는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지만 전교조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당선자의 등장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당선자는 9일 “왜곡된 교육 정책을 바로 세워 공교육 중심의 튼튼한 경기도 교육을 만들겠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강요하는 특권 교육, 줄세우기 교육, 대물림 교육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사교육 시장을 키운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외국어고 등 특목고나 자율형 사립고(자율고) 등의 개교나 지정은 교육 수요에 부응하는 선에서 당분간 유지·동결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2012년까지 자율고 등 다양한 형태의 학교를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지만 자율고와 특목고의 경우 지정 권한을 가진 교육감이 거부하면 해당 지역 학교는 설립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이에따라 2011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 추진 중인 화성국제고마저 문을 열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미 행정 처분을 통해 예고한 내용을 특별한 명분 없이 철회한다는 건 쉽지 않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 당선자 측은 “기본 방침을 유지하되 모든 정책은 사례별로 접근할 것”이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이밖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개나 초등 영어 수업 시간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수원 성남 안양 고양 부천 등 5곳에서 실시 중인 고교 평준화는 안산 의정부 광명 등 3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러한 김 당선자의 교육 정책은 ‘공교육 확립’과 ‘차별없는 교육’으로 요약된다. 김 당선자는 창의력 위주의 공교육을 위해 혁신 학교를 만들고 온라인 방과후 학교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학생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학교 급식을 완전히 직영화하고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무상 급식과 맞벌이부부 자녀에 대한 아침 급식도 추진키로 했다. 학교 폭력과 학교 부적응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교 500여곳에 전문상담교사를 충원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예전에도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전교조 성향 후보가 당선된 적이 있었다”며 “하지만 막상 당선된 뒤 일을 시작하면 (공약했던 내용과는) 달라진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또 김 당선자로서는 재원 조달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은데다 임기가 1년2개월에 불과해 공약을 모두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수원=김도영 기자
kcw@kmib.co.kr
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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