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포복 이재오…일정, 연기 또 연기

낮은 포복 이재오…일정, 연기 또 연기

기사승인 2009-04-13 17:46:01
[쿠키 정치]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이 13일 예정돼 있던 순천대학교 특강을 급히 취소했다. 이 전 의원은 이 대학 총학생회 초청으로 오후 2시 순천대 70주년기념관에서 ‘미래의 한국’이라는 주제로 특강할 예정이었다. 이 전 의원은 또 특강 후 전남 지역 한 사찰에서 1박을 하며 지인들과의 만남도 가질 계획이었지만 역시 취소했다. 이 전 의원측은 “귀국 전부터 잡혀 있던 일정이고 주최측의 거듭된 요청으로 가급적이면 조용히 강의를 마무리하려 했으나, 특강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부담을 가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의원측은 이 대학 외에도 10여 곳의 특강 계획을 5월 이후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특강 연기뿐 아니다. 최근에는 2007년 대선 캠프에서 함께 일했던 인사들이 마련한 조촐한 귀국 환영 만찬에도 양해를 구한 뒤 불참했다. 조금이라도 오해살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 측근 의원은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돌아온 뒤 경북의 선영을 다녀온 것을 제외하곤 자택이 있는 서울 은평구 밖으로 나간 적이 없을 정도”라며 “귀국 후 이 전 의원 행보는 낮은 자세가 아닌 ‘낮은 포복’에 가깝다”고 말했다.

‘당분간 무악재와 한강을 넘지 않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이 전 의원이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현안 개입 의혹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다. 친이-친박 대결구도인 4·29 경주 재·보궐 선거, 당협위원장 선출문제, 원내대표 선출 등 굵직한 현안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언행이 자칫 정치적 해석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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