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유명 감독들이 유난히 많이 출품해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4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박쥐’ 언론 시사회에서 박찬욱 감독은 “경쟁 부문에 나간 것뿐인데 벌써 상을 받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박쥐를 들고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가는 박 감독은 쿠엔틴 타란티노, 페드로알모도바르, 제인 캠피온, 켄 로치 등 세계적 거장들과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한다. 영화는 뱀파이어가 되는 신부의 이야기다.
박 감독은 특히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 당시 배우 송강호에게 ‘박쥐’의 출연을 제안한 뒤, 10년 만에 함께하게 됐다며 배우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과연 송강호씨가 이런 사랑 이야기에 어울리냐며 모두 걱정할 때 저는 어떤 사람보다도 더 멋진 로맨스 연기를 보여줄 것이라 확신했어요.”
박 감독은 신부 상현(송강호)이 한 여성을 겁탈하려다 발각된 장면에서 수초간 성기가 노출된 것에 대해 “감독인 제가 관객의 입장으로 영화를 봤을 때 그 장면이 너무 자연스러워 감추지 않는 게 낳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뱀파이어라는 독특한 소재를 택한 것에 대해서는 “흡혈귀 이야기라기보다는 사제에 관한 영화를 제작하고 싶었다”며 “가톨릭 신부가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가장 신앙의 기로에 설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해도 나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놓일 것인가 고민하다 흡혈귀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또 당초 어둡고 폭력적인 분위기로 ‘박쥐’를 만들려고 했으나 어쩔 수 없이 유머러스한 장면을 다소 연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천성은 어쩔 수 없는지, 만드는 과정에서 유머 감각이 제어되지 않았어요. 심각하고, 진지하고, 폭력적인 순간에 생각나는 유머야말로 진짜 사람 사는 모습과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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