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금융감독당국 수장과 재계 대표들이 본격적인 대기업 구조조정이 임박한 시점에 비공개 좌담회를 개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전경련 경제정책위원회 회원들 모임을 가졌다. 금감원과 전경련 측은 경제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밝혔지만 대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민감한 사안이 다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좌담회가 끝난 뒤 김 원장은 “기업 대표들과 주로 경제현황에 대해 논의했을 뿐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논의된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회의에 참석한 전경련 관계자도 “경제전반에 대한 얘기만 오고 간 것으로 안다”면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얘기가 나왔고 김종창 원장은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30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에게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추진 계획 보고가 예정돼 있고 김 원장이 이에 대한 브리핑에 나설 예정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구조조정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기업들에게 자산매각 등을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재계에선 구조조정과 관련한 건의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현재현 전경련 경제정책위원장(동양그룹 회장)과 이상대 삼성물산 대표이사(경제정책위원회 부위원장),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 이상완 삼성전자 사장, 정태환 현대차 부사장,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등 재계 대표들 뿐만 아니라 김정태 하나은행장, 강정원 국민은행장(경제정책위원회 부위원장), 이용호 한화증권 사장, 박중진 동양생명 부회장 등 금융기관 대표들도 상당수 참가했다.
구조조정 작업의 주체인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금융기관 대표들이 다수 참석한 점도 구조조정과 관련한 조율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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