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e’로 베일 벗은 ‘2NE1’, ‘여자 빅뱅’ 될 수 있을까

‘Fire’로 베일 벗은 ‘2NE1’, ‘여자 빅뱅’ 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09-05-07 17:34:00

[쿠키 연예] 여성 4인조 그룹 ‘2NE1’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NE1’은 6일 첫 싱글 ‘Fire’를 발표,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 3월 발표한 ‘Lollipop’은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를 점령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모았지만, 빅뱅의 특수 효과와 광고 음악이란 태생적 한계가 엄연히 존재했다. ‘2NE1’의 진정한 평가는 이제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일단 점화에는 성공=일단 출발은 성공적이다. ‘Fire’의 완곡을 6일 간에 걸쳐 10초씩 공개한 것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Fire’ 뮤직비디오도 공개하자마자, 하루만에 무려 200만건의 조회수를 돌파했다.

‘Fire’는 수작은 아니지만, 아주 졸작도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유행이 된 소위 클럽용 힙합의 트렌드를 수용했고, 빠르고 강한 비트를 사용한다. 후크(Hook)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YG 엔터테인먼트 특유의 중독성 있는 리듬감을 제공했다. 레게 성향이 소문처럼 크게 느껴지진 않지만, 톡톡 튀는 라임이 멜로디를 감싼다.

가요 팬들의 평가도 괜찮다. ‘Lollipop’의 대중성에는 다소 부족하지만, 적어도 ‘2NE1’만의 특화성은 확실하게 알렸다는 의견이 많다. 그동안 여성 아이돌 그룹이 주로 남성 팬들의 환호를 받은 것과는 달리 여성 팬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호재다. 같은 소속사의 빅뱅과의 연관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팬덤의 외연도 확대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여자 빅뱅’이란 수식어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어도 이 정도면 일단 성공적인 론칭이다.

△치열한 3파전 전개되나=‘2NE1’은 일단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와 차별성을 뒀다. 소녀시대가 그룹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소녀의 순수한 이미지에 기반한다면 ‘2NE1’은 다소 거칠고 도전적인 여성의 카리스마를 담았다. 원더걸스의 섹시한 이미지와도 다르다.

소녀시대가 화려한 군무를 강조한다면 ‘2NE1’은 힙합 특유의 자유로운 춤사위를 선보인다. 그러면서 ‘2NE1’은 원더걸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로 꾸몄다. 여성 아이돌 그룹 특유의 이미지와 외모, 음악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와는 다른 차별성을 시사한 것이다.

신인 그룹에게 가장 중요한 데뷔 시기도 절묘하다. 소녀시대는 가수 활동은 중단했고, 원더걸스도 공백기다. ‘Fire’가 어느 정도 히트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지만, 화제의 중심에 오르기는 매우 쉬운 형국이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일단 ‘2NE1’은 시기를 잘 골랐다. 불필요한 출혈을 감수하면서 주목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혹시 ‘Fire’의 시작이 다소 미미할 지라도 잠재력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YG 엔터테인먼트는 예상보다 더딘 출발을 보인 빅뱅을 싱글, 미니앨범, 정규앨범으로 이어지는 꾸준한 앨범 론칭을 통해 ‘거짓말’로 터뜨렸다. 빅뱅이 두 팔을 걷어부치고 본격적으로 지원 사격을 해줄 수도 있다.

물론 아직 ‘2NE1’에 대한 판단은 이르다. 일단 ‘Fire’가 얼마나 히트할 지가 의문이다. 대중성은 10대와 20대 이상을 관통하기 어렵고, 귀에 쏙 들어오는 후렴구도 다른 여성 아이돌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이 사실이다. 격한 안무로 인해 가창력이 무너질 수도 있다. 빅뱅을 떠올리면 무대의 퍼포먼스 또한 예상보다 수준이 낮을 수 있다.

언제나 21살의 나이처럼 도전적이고 신선한 음악을 선보이는 그룹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2NE1’이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블랙잭의 넘버가 될 수 있을까.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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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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