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군사격장서 수십년간 끊임없이 포탄과 파편이 날아들어 불안해서 못살겠다. 제발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 좀 세워달라.”
11일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 3리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7시20∼40분 신철원 3리 용화동 마을 뒷산 등산로 부근에 155㎜ 곡사포탄 4발이 떨어져 폭발, 때마침 인근 10여m에서 산나물을 뜯던 주민 3명이 참사를 당할 뻔했다. 주민들이 군 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사과, 재발 방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80가구 200여명이 살고 있는 신철원 3리 용화동 마을의 저수지 뒷산은 수십년째 사격훈련을 하는 군부대의 표적지로 사용되고 있고, 포탄이 떨어진 등산로 인근은 평소 30∼40명의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주민들은 “수십년간 셀 수도 없이 오발탄이나 유탄이 날아들었다. 10여년 전에는 나물 캐던 할머니 2명이 사망했고, 지난해에는 군인이 다쳐 앰뷸런스가 온 적이 있다”며 “그때마다 땜질식 처방이었는데 이젠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950년대 설치된 용화동 마을 뒤편의 피탄지는 갈말읍 문혜리 포사격장을 비롯해 갈말읍 동막리 포사격장, 동송읍 장흥리 Y진지, 연천군 다락터 포사격장 등지에서 사격훈련을 할 때
표적지로 삼고 있다.
이 마을 청년회 김모(46)씨는 “어린 시절은 물론 1990년대에도 용화초교 운동장, 용화저수지 인근 민가, 음식점, 교회 등에 오발탄과 파편이 끊임없이 날아들었다”며 “2007년에는 기관총 실탄 및 파편 수십 발이 민가 컨테이너를 관통하기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 부대는 지난 8일 “오발탄은 갈말읍 동막리에서 발사된 1발뿐”이라고 했지만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들은 “최소한 3곳에서 나무가 꺾이고 흙이 파인 폭발 흔적이 20∼25m 간격으로 흩어져 있고 이를 찍은 사진도 있다”고 말했다.
철원군은 수년전 국방부와 협의, 주민들의 이주를 고려한 적이 있었지만 막대한 비용 문제로 무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박모(65)씨는 “사고가 나자 군장병 수백명이 몰려와 법석을 떨더니 주민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다음날 또 대대적인 사격훈련을 했다”며 “농촌지역 주민들이 힘이 없다해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철원=국민일보 쿠키뉴스 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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