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친이-친박 논쟁의 한복판에서 연일 자신만의 목소리로 쇄신방향을 제시하며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재·보궐 선거 직후 한나라당을 ‘엉성한 친목단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최근에는 박근혜 전 대표가 참여하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분리 선거를 잇따라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12일에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림자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박근혜 전 대표뿐 아니라 이재오 전 의원도 실세라고 판단되면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집안에 불이 났는데 누구는 나오고 누구는 뒤에 있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들에게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이 나와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정 최고의원이 차기 대권을 놓고 승부수를 던지고 박 전 대표와 힘겨루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미국에서 있을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정 최고위원이 수행키로 한 것을 두고도 ‘여권의 정몽준 힘실어주기’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부에선 “당내 기반이 약한 정 최고위원이 소장파 의원들과 쇄신이라는 분모를 공유하며 제3의 정치세력화를 모색할 수도 있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나온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측은 말은 아끼고 있다. ‘작년과 같은 전대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한다면 박 전 대표가 참가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는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지난해 전대 이후 꾸준히 주장해온 소신이라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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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그래◀ '원칙인가, 몽니인가' 박근혜 전 대표의 원칙론 어떻게 보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