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당 압승… 자체적 정부 구성 개혁에 가속도

인도 여당 압승… 자체적 정부 구성 개혁에 가속도

기사승인 2009-05-17 17:22:01
[쿠키 지구촌] 인도 국민회의당이 주도하는 통일진보연합(UPA)이 총선에서 압승해 재집권에 성공했다고 AP통신 등이 17일 보도했다. 국민회의당 총리 후보인 만모한 싱(76)은 사상 4번째 연임 총리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또 총선 승리의 일등공신인 라훌 간디(38)는 차기 대권 후보로 우뚝 섰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543곳 선거구 중 533곳의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국민회의당 주도의 UPA가 255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당초 UPA와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 중심의 전국민주연합(NDA)은 160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로써 국민회의당은 최다 의석을 확보해 차기 정부 구성 권한을 갖게 됐다. 특히 집권 연정은 좌파정당을 끌어들여 정부를 구성했던 2004년과 달리, 자체적으로 강력한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돼 국정 전반의 개혁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반면 좌파 연대 4개 정당은 지난 총선 당시 60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3∼24석을 확보, 뚜렷한 퇴조세를 보였다.

◇4번째 연임 총리, 만모한 싱=싱 총리는 16일 “국민은 우리에게 막중한 임무를 맡겼다. 유권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연정 파트너들의 합의로 싱 총리가 재임에 성공하면 그는 11억 인구의 인도를 무려 10년간 통치하게 된다. 인도에서 10년 이상 총리직을 수행한 인물은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와 그의 딸인 인디라 간디, 인도국민당 출신의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등 3명뿐이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일했던 싱 총리는 1980년대 인도 중앙은행 총재와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91년 재무장관으로 입각, 인도 경제 개방과 자본주의 시스템 도입 등을 주도한 개혁형 경제관료다. 2004년 총리로 전격 발탁된 후 개혁정책을 펼쳐왔다. 재임 기간 중 연평균 9%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했고, 지난해 미국과의 핵 협정 추진을 통해 30년 이상 지속됐던 인도의 핵 거래 장벽을 없앴다.

집권 연정이 당초 예상을 깨고 압승한 것은 현 정부의 경제발전 및 사회개혁 성과가 국민의 호평을 받은 결과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분석했다.

◇차기 대권 후보, 라훌 간디=선거 승리에는 네루-간디 가문의 ‘황태자’로 불리는 라훌 간디라는 새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 그는 증조부인 자와할랄 네루, 할머니인 인디라 간디, 아버지인 라지브 간디 등 모두 3명의 총리를 배출한 인도 최고의 정치명문가 출신.

미국 하버드대 졸업 후 2004년 하원의원으로 선출됐지만 정계 입문 초기에는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07년 9월 당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유세 과정에서 지구를 두 바퀴 정도 도는 거리인 8만8000㎞를 이동하며 총선을 진두지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런 라훌의 노력은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았고, 국민회의당 압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한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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