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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18일 9곳을 비롯해 지금까지 판사회의를 연 전국 13곳의 법원이 공통적으로 “신영철 대법관의 행위는 명백한 재판 침해”라고 규정하는 등 신 대법관을 향한 후배 법관들의 사퇴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신 대법관의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을 놓고서는 “대법관 직무 수행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논의가 적절치 않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어 이를 둘러싼 사법부 내 논란은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 대법관의 희생이 필요하다

의정부지법 판사들은 “우리 다수는 사법부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신 대법관의 용기와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희생이 필요하다”고 명시함으로써 신 대법관의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직접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이는 신 대법관 거취에 대한 판사회의 결과 중 가장 강경한 입장이다.

서울가정법원과 서부지법, 광주고등법원 등은 “신 대법관이 대법관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서울동부·북부지법과 비슷한 수위의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울산지법은 신 대법관의 직무수행 적절성을 논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법 상 보장된 법관의 신분에 대해 다른 법관들이 언급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부산지법 회의에 참가했던 한 판사는 “논의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이지 신 대법관이 대법관으로서 직무수행을 하는 게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 논의 결과가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면서 거취 여부를 제외한 신 대법관의 행위 및 대법원 조치 등에 대해서는 9개 법원이 모두 큰 틀에서 비슷한 결과를 발표했다.

대법원의 진화노력은 역작용?

대법원은 사태 확산을 막는 데 주력했다.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은 법원내부전산망인 코트넷에 판사들의 자제를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문제의 발단이 됐던 재판 배당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배당예규 개정안도 공개됐다.

김 처장은 글에서 “판사 한분 한분이 여론이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행동하리라 믿고 있다”며 “부디 잘못이 또 다른 잘못을 부르고 우리가 바라지 않았던 결과를 낳는 일이 없도록 숙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일선 판사들 사이에서는 전날 법원행정처가 판사들에게 논의 내용 수위를 낮춰 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돌린 데 이어 김 처장의 글 역시 자충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단독판사는 법원행정처의 대응을 놓고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려는 마음은 알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자제 촉구’를 당부하는 것은 오히려 반발을 부를 수 있다”며 “대법원은 냉정하게 상황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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