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FTA,통상정책 핵심 부상

전방위 FTA,통상정책 핵심 부상

기사승인 2009-05-20 18:07:01
[쿠키 경제] 전방위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전략이 통상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FTA가 글로벌 경제위기와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를 헤쳐나가기 위한 단기적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우리의 통상정책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EU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엔 한·EU FTA가 포함됐다. 양국 통상장관회담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20일 “아직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통상장관회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EU와의 FTA는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지는 않다”며 타결을 낙관했다. EU의 정치 일정이 변수로 남아있지만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당장 한·EU FTA가 성사되면 미국 내에서 한·미 FTA 비준 압박 강도가 세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이전보다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되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당초 일본과 함께 FTA에 대해서는 소극적이었다. 경쟁 국가들이 FTA를 맺으면 우리 입장에선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외의존도가 70%에 이르고 수출기업이 성장을 주도하는 산업구조의 특성상 적극적으로 FTA에 나서는 게 유리하다는 결론을 내린 후 입장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한·미 FTA 이전까지는 칠레를 제외하면 경제적 의미가 크지 않았다. 이같은 경향은 미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나의 경제권이라고 볼 수 있는 캐나다·멕시코 등 인접국을 제외하면 이스라엘·바레인 등 경제적 의미가 크지 않은 국가와의 FTA가 대부분이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과거 FTA는 정치전략적 수단의 의미가 컸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며 “한·미, 한·EU FTA가 성사되면 우리 통상정책은 물론 전세계 FTA 게임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EU가 제품·가격 부문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중국과의 FTA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미·일 FTA 역시 농산물 문제 등으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일본·중국에 비해 미국과 EU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된다.

일본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일 양국이 한·일 FTA와 관련한 실무자협의를 조만간 개최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EU FTA 협상 이전과 달리 일본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직접 미국이나 EU 등과의 FTA 추진이 쉽지 않은 일본·중국이 한국과의 FTA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고 두 나라와 우리가 FTA를 체결한다면 우리는 전체 교역규모의 80% 이상이 FTA 체결국과의 교역으로 이뤄지게 된다”며 “우리가 싱가포르와 비슷한 시장개방체제를 갖추게 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경제대국 인도와도 지난 2월 FTA 협상을 타결(가서명)했고 캐나다·멕시코 등 경제규모가 큰 국가들과도 차근차근 협상을 진행중이다. 한·페루 FTA와 한·걸프협력이사회(GCC) FTA는 내년 초 발효가 목표다. 지난 19일 협상이 시작된 호주와 다음 달 협상이 시작되는 뉴질랜드와도 조속한 시일내에 매듭 짓는다는 계획아래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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