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서거] 친노 인사들 충격 벗어나 차분히 장례지원

[노 전 대통령 서거] 친노 인사들 충격 벗어나 차분히 장례지원

기사승인 2009-05-25 00:49:01


[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이틀째인 24일 봉하마을 마을회관 옆 빈소에는 측근과 노사모 회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영정 속 노 전 대통령은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를 바라보는 이들의 두 눈엔 눈물이 그치질 않았다.

오전 7시부터 새하얀 국화를 들고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 행렬은 오후 들어 거센 소나기가 내리는 속에서도 흩어지지 않았고, 밤 늦게까지 줄어들지 않았다. 조문을 마치고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린 조문객도 있었다. 여성 서너명은 실신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유가족들의 마음은 더 찢어졌다. 하루가 지났지만 유가족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권양숙 여사는 봉하마을 사저에 칩거한 채 두문불출했다. 23일 입관식에서 딸 정연씨는 "안돼, 안돼, 아빠"를 반복하며 통곡했다. 정연씨는 아버지 시신과 함께 봉하마을에 도착한 뒤에도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한참동안 오열을 멈추지 않았다.

아들 건호씨는 시종일관 눈물만 흘려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조문객들은 망연자실 하고 있는 건호씨를 격려했지만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참여정부의 핵심 인사들과 노사모 회원들은 서거 첫날 충격을 조금씩 딛고 차분히 장례를 지원했다. 이해찬·한명숙 전 국무총리, 문재인·문희상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참여정부 핵심 인사들은 오전 11시30분 공식 분향소가 설치되자 가족을 대신해 조문객을 맞았다.

서거 당일 정치권과 언론에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던 노사모는 자원봉사에 적극 나섰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조문객에게 국화를 나눠주고 식사를 대접했다. 이날 하루동안 국밥 10만여그릇, 도시락 500여개, 컵라면 500여개, 떡 8000인분이 제공됐다. 봉하마을 관광안내소는 오후 6시까지 13만여명이 봉하마을을 찾았고 자정까지 20만명 넘게 조문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경찰은 오후 10시 현재 8만5000여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공식 분향소는 봉하마을 회관 옆에 폭 10m 규모의 철제 구조물로 만들어졌다. 분향소 앞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는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연설을 담은 동영상 등이 상영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보낸 화환도 놓였다. 첫날 성난 노사모 회원들이 짓밟아 이날 다시 보낸 이명박 대통령 조화는 장례위원회와 청와대의 협의 하에 분향소에 놓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김해=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조국현, 권지혜 기자
joylss@kmib.co.kr
임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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