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前 대통령 국민장] ‘마지막 순간’ 수원 연화장도 추모 물결

[노무현 前 대통령 국민장] ‘마지막 순간’ 수원 연화장도 추모 물결

기사승인 2009-05-30 01:23:01


[쿠키 사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신이 한줌 재로 변한 경기도 수원 연화장. 대통령이자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노 전 대통령은 수많은 사람의 슬픔을 뒤로 한 채 '자연의 한 조각'으로 돌아갔다.

29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수원 톨게이트에서 연화장까지 가는 길은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현수막과 노란 풍선이 빼곡히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노무현 우리의 영혼' '바보만이 삭막한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등의 글귀가 추모객의 애절한 마음을 대변했다

3시간 이상 늦은 시간인 오후 6시6분쯤 운구 행렬이 도착하자 추모객 7000여명은 "사랑합니다" "불쌍해서 어떡해"라고 외치며 오열했다. 유가족들은 화장장 앞 야외에 마련된 유족 분향소에서 마지막 잔을 올렸다. 이어 오후 6시30분쯤 마침내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화장로로 들어갔다. 애써 눈물을 참던 유가족들은 화장로로 들어가는 시신을 보며 흐느꼈고 권 여사는 결국 오열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야외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화장 장면을 지켜보던 추모객들도 관이 화장로로 들어가자 "안돼, 안돼"하며 서럽게 울었다.

오후 8시47분쯤 건호씨가 태극기로 둘러싼 노 전 대통령의 유골함을 들고 화장터 밖으로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지켜보던 추모객들은 "꼭 기억할게요" "힘내세요"라며 유가족을 위로했고, 권 여사는 눈물을 흘리면서 추모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조문객들은 유골함이 담긴 차량이 사라질 때까지 눈물을 흘리며 손을 흔들었다.

연화장 앞마당과 로비에는 운구 차량이 도착하기전부터 학생, 자녀와 동행한 부부, 노인 등 추모객 7000여명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수원 노사모는 "노란 모자 2만5000개를 준비했는데 모두 동났다"며 "최소한 2만명은 다녀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화장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화장이 진행되는 중에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수원시 연무동에서 온 임상호(51)씨는 "서민적인 모습을 존경했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봉하마을에 가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지만 못 간 게 마음에 걸려 오늘은 가게 문을 닫고 나왔다"고 말했다. 용인시 죽전동에서 온 이현희(39·여)씨도 "전직 대통령이기 이전에 보호받아야 할 국민의 한 사람인데 국가에서 보호해주지 않았다"며 "노 전 대통령은 어린아이에게도 머리 숙여 인사한 마지막 대통령일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은 유가족과 장의위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순의 종교의식으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화장된 유골을 실은 운구차는 김해 봉하마을로 떠났다. 유골은 봉하마을 뒷산 봉화산에 있는 정토원에 안치됐다. 정토원은 노 전 대통령 부모와 장인의 위패가 봉안돼 있는 사찰이다. 수원=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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